한국인 절반 이상 "성 담론, 사회적 도움 돼"

기사등록 2018/09/05 15:41:01

텐가, 세계 18개국 18세~74세 성인남녀 1만3000명 대상 조사

자위 언급 불편함 여전하지만 공론화 필요성 느껴

한국 남성 96%, 여성 56% 자위경험...시작은 남 16세·여 20세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한국인의 절반 이상은 자위 등 성(性)에 대한 담론이 사회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80% 이상은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에 ‘자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해 공론화 필요성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여전히 자위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등 관련 언급에 대해 불편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언급하기는 싫다’는 이중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다.

 헬스케어 기업 ‘텐가’(TENGA)는 시장조사기업 펜션벌랜드(PSB)에 의뢰한 ‘2018 글로벌 자위실태 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조사대상은 한국·미국·영국·중국 등 세계 18개국의 18~74세 성인남녀 1만3000명이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1000명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 한국인 응답자 중 50% 이상은 ‘자위 등 성(性)에 대한 담론이 사회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또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에 ‘자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가’를 묻는 질문에는 85%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동시에 한국인들은 여전히 자위에 대해 불편하게 느끼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 남성 42%, 여성의 30%는 자위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의 46%, 여성의 80%는 타인에게 자위와 관련된 이야기는 절대로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이 비중은 친구·가족 등 친분이 있는 사람이 상대방일 경우 남성 84%, 여성 90%으로 더욱 높아졌다.

 한국인이 자위를 꺼리는 이유로는 남성은 ‘자위행위가 들키는 것이 염려된다’(18%), ‘파트너와의 관계’(17%)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자위에 대한 거부감’(24%), ‘즐겁지 않다’(19%) 순이었다.

  또 한국인의 27%만이 자위가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이는 41%를 기록한 타 국가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편 한국인 대부분은 자위 경험이 있으나 빈도는 적은 편으로 나타났다.

 한국 남성은 여성보다 자위 경험이 많았으며, 빈도 또한 높았다. 구체적으로는 남성의 96%, 여성의 56%가 자위 경험이 있었다. 이는 조사 대상 18개국 중 각각 4위와 14위에 해당한다. 첫 자위 시작 연령은 남성 16세(15.8세), 여성 20세(19.9세)였다.
자위 빈도는 비정기적이라는 응답을 제외하면 ‘한 달에 수차례’가 남녀 각각 35%, 2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자위 하는 한국인 중 19%(남 26.5%, 여 7.7%)만 매주 자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남성은 주로 ‘성적 욕구 해소(42%)’를 위해 자위를 하며, 여성은 ‘스스로의 성적 즐거움(27%)’을 위해 자위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남성은 자위를 ‘스스로’(38%) 배우거나, ‘친구를 통해(30%)’ 알게 된 비중이 높았으며, 여성은 ‘스스로(37%)’, ‘인터넷을 통해(18%)’ 인지했다고 답했다.

 텐가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자위는 남녀, 연령을 불문하고 누구나 경험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동시에 여전히 자위를 어려워하고 불편해한다는 시각도 알 수 있다”며 “단순하게 자위가 좋다, 나쁘다를 떠나 자위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의 비중이 높은 부분은 눈 여겨 볼 부분”이라 말했다.

 wrcmani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