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조현오 전 청장 내일 소환…'MB경찰 댓글공작' 의혹 정점

기사등록 2018/09/04 12:15:45

경찰조직 동원, 사이버 여론대응활동 주도 혐의

경기청장 시절에도 '쌍용차 파업' 여론전 펼쳐

'희망버스' 비난 글 올리도록 지시하기도

【서울=뉴시스】조현오 전 경찰청장.(사진: 뉴시스 DB)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이명박(MB) 정부 시절 온라인 댓글을 통해 여론 조작을 한 의혹을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경찰에 소환된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조 전 청장에게 오는 5일 오전 9시까지 출석하도록 소환을 통보했다고 4일 밝혔다.

 조 전 청장에게 적용되는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특별수사단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청장은 경찰청장 등에 재임할 당시 경찰조직을 동원해 온라인상에서 정부에 우호적 댓글을 달도록 하는 등 사이버 여론대응 활동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전 경찰청 보안국장 황모씨, 전 정보국장 김모씨, 전 정보심의관 정모씨 등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한 바 있어 경찰 총수였던 조 전 청장에 대한 조사가 수사의 핵심 키가 될 전망이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에 따르면 그는 경찰청장이 되기 전부터 인터넷 대응팀을 만들어 여론전을 펼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국가손배 대응모임,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전국금속노동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이명박 경찰청' 희망버스 댓글공장 고발 및 여론조작 노동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했던 ‘희망버스’를 비난하는 글을 인터넷에 조직적으로 올린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조현오 당시 경찰청장 등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다고 밝혔다. 2018.07.16.   taehoonlim@newsis.com
경기청장 시절이던 2009년엔 쌍용차 파업과 관련해 정부에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홍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했다.

 당시 조 전 청장에 지시에 따라 홍보, 정보 기능 경찰관 50여명으로 구성된 '쌍용차 인터넷 대응팀'이 별도로 구성돼 인터넷 기사나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검색해 댓글을 달고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쌍용차 관련 인터넷 공작은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형사처벌이 불가능하다.

 조 전 청장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했던 '희망버스'를 비난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도록 지시한 의혹도 받고 있다. 특수단은 MB정부 경찰이 희망버스를 '고통버스'나 '절망버스'로 조롱하는 글을 조직적으로 올린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조 전 청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조 전 청장은 언론 인터뷰나 진상조사위의 조사에서 일련의 지시를 내린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나 사이버 범죄 예방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뿐 여론 조작이나 정치공작이라는 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수단은 MB정부 당시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 요원들이 정부 정책에 반대한 네티즌을 색출하는 군(軍)의 '블랙펜(Black Pen)' 작전을 지원하고 정치 개입을 하려 한 의혹을 수사중이다.

 ashley8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