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특사카드 꺼낸 文대통령···'비핵화·종전선언' 단초 마련하나

기사등록 2018/08/31 19:38:33

평양 정상회담 이행 위한 '승부수'···남북·북미 관계 돌파구 마련 주목

특사 방북, 남북회담→유엔총회→북미회담 '빅 이벤트' 성사 가늠자

【성남=뉴시스】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18.03.05.
【서울=뉴시스】김태규 홍지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특사 카드를 꺼내든 것은 교착 상태에 빠져있는 한반도 정세에 활로를 열어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 카드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무산된 이후 멈춰버린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불어넣고, 나아가 목표로 하는 연내 종전선언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오는 9월5일 특별사절단을 평양에 보내기로 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31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전통문을 통해 특사 파견 의사를 북측에 전달했고, 북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문 대통령의 특사가 공식적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3월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당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특사단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접견을 통해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이끌어 낸 바 있다.

 특사단의 두 번째 방북 목적은 6개월 전과 비교해 크게 다를 바 없다. 남북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날짜 도출이 특사단의 주요 임무라 할 수 있다. 정상회담 성사의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는 사전 의제 조율도 특사단의 몫이다.

 김 대변인은 "대북 특사는 남북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개최 일정과 남북 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 등을 폭넓게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연기로 인해 남북 정상회담이 먼저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문 대통령의 짐이 늘어난 상황은 3월 특사단 파견 때와 달라진 점이라 할 수 있다.

 당초 문 대통령은 폼페이오 4차 방북 성과의 토대 위에서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연내 종전선언과 남북 경협까지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었지만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김 위원장을 상대로 미국이 요구하는 수준의 선제적 비핵화 조치에 나서줄 것을 설득해야하는 역할이 문 대통령에게 추가로 주어진 셈이다. 청와대가 폼페이오 방북 무산 이후 "문 대통령의 역할이 커졌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이 2차 방북을 통해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가져온다면 한반도 정세는 급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평양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대화를 촉진하고, 남북미중 4자 정상이 유엔총회에서 종전을 선언하는 시나리오 전개까지 그려볼 수 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승부수라 할 수 있는 이번 특사단의 방북은 '남북 정상회담→유엔총회→북미 정상회담'으로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단초이자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대북특사를 통해서도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을 맞교환하는 방안을 놓고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태는 장기화 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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