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급 국제대회에서 숱한 명승부를 연출한 두 팀이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놓고 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양국의 관심이 높다.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쪽은 한국이다. 우리에게 이 경기는 금메달 결정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미 A대표팀의 핵심이거거나, 추후 그럴 자격이 있는 20명의 병역 문제가 달린 게임이기 때문이다.
단체 종목에서 특정 선수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것은 썩 바람직하진 않지만, 모든 초점은 손흥민(26·토트넘)에게 쏠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상급 선수로 우뚝 선 손흥민은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 차례 시도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만 26세인 그에게 이번 대회는 깔끔하게 병역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끔찍한 가정이지만 일본전에서 패한다면 전성기의 2년 이상을 버려야 한다. 언제 다시 나올 지 장담하기 어려운 슈퍼스타의 경력이 단절될 수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소속팀인 토트넘은 물론 외신들의 관심 또한 뜨겁다. 토트넘은 한국의 경기가 끝날 때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결과를 전하고 있다.
미국 CNN은 베트남전 종료 직후 손흥민의 현 상황을 집중 조명했다. CNN은 “손흥민의 인생이 바뀔 수 있는 결승전”이라는 제하로 한국의 병역 시스템을 상세히 소개했다.
압도적인 활약을 보이는 황의조(26·감바 오사카)와 러시아월드컵으로 이름을 알린 조현우(27·대구)는 더 큰 무대로 이동이 가능하다. 좋은 예가 4년 전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재성(26·홀슈타인 킬)이다. 전북 현대에서 실력을 키운 이재성은 올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2(2부리그)에 진출했다.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면 만 26세에 유럽으로 떠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일본은 우리와 달리 엔트리 전원을 21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했다. 2년 뒤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들에게 실전 감각을 익혀주겠다는 계획이다. 23세 최정예 선수들과 와일드카드(24세 이상)까지 불러 모았는데 이런 팀에게 진다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우리로서는 이겨야 할 이유가 너무 많은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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