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기재위서 통계청장 업무보고 '충돌'…野 "받아야" vs 與 "나중에"

기사등록 2018/08/29 17:49:53

소득주도성장 청문회 놓고도 "빨리 개최해야" vs "정치적인 접근"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정성호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8.08.23.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강지은 유자비 기자 = 여야는 29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 관련 청문회 개최와 통계청장 경질 및 신임 업무보고 등을 놓고 충돌했다.

 기재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윤영석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앞서 제안한 청문회 개최를 거듭 요구하며 "조속한 시일 내에 청문회가 필요하다. 위원장이 의지를 갖고 원내지도부와 상의해 개최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

 윤 의원은 또 통계청장 교체 논란과 관련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통계는 모든 경제정책의 가장 기본적인 데이터인데, 통계가 조작되거나 입맛에 맞게 변형된다면 상당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신임 통계청장이 정식 업무를 시작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체크하는 등 업무보고를 받아야 된다"며 "빠른 시일 내에 통계청장을 별도로 출석시켜 업무보고 받는 것을 제의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은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최근 경제지표와 관련해 일부 부정적인 지표가 있지만 긍정적인 지표도 있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이를 단순히 일방적으로 '참사'라고 표현하고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한 청문회를 요구하는데, 정치적인 접근"이라며 "소득주도성장을 제대로 시행도 못한 상황에서 정책적 판단을 떠난 정치적 접근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통계 조작 우려에 대한 윤 의원의 발언에 "지금이 어느 세상인데 통계를 조작하고 변형하느냐"며 "과거 정부에서도 통계가 잘못됐다고 통계청장을 바꿨는지 되레 묻고 싶다"고 따졌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권성동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2018.08.29.since1999@newsis.com
양당 간사의 공방은 다른 의원들로까지 확산됐다.

 권성동 한국당 의원은 "위원장은 지난 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 청문회 개최와 관련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오늘까지 아무런 성과가 없는 걸 보면 위원장이 그 역할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통계청장에 대해서는 "청장이 바뀌면 국회로 불러서 포부나 운영 방침, 국민의 궁금점에 대해 토론하는 게 당연하다"며 "여당 간사가 반대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유감이다. 떳떳하게 왜 입장을 얘기 못하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지난 회의에서 위원장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 간사 간에 합의하라고 했다"며 "안한 걸 했던 것처럼 해서 비난공세 용도로 쓰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전임으로부터) 통계청장 업무보고는 이미 받았다. 오늘은 나머지 산하기관 5곳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라며 "다음 주에 정기국회가 시작되고, 상임위가 열려 신임 청장이 참석하는 만큼 그 때 얘기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엄용수 한국당 의원은 "여야 합의 이전에 위원장 직권으로 통계청장을 불러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번 인사 자체가 정략적이라고 해석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위원장이 직권으로 출석시켜 자세를 들어보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도 "여당이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여론을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해왔는데 통계청장을 통해 그런 시도를 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적 의구심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새 청장을 기재위에 출석시켜 업무에 임하는 자세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정성호 위원장이 주재하고 있다. 2018.08.29.since1999@newsis.com
양당의 거센 공방 속에서 바른미래당은 청문회 개최 여부는 여야가 합의하되 신임 통계청장의 업무보고는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중재안을 내놓기도 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가계동향조사 등 여러 의혹들에 대해 신임 청장을 대상으로 묻고, 필요하다면 전임도 증인으로 불러서 묻는 노력을 기재위가 내일이든 모레든 당장 해야 된다"며 "이는 기재위의 고유 업무"라고 힘줘 말했다.

 같은 당 간사인 김성식 의원도 "옳고 그름이 아니라 청장에 변화가 생기면 국회 일정을 봐서 얼마든지 출석할 수 있다"며 "청장이 바뀌고 논란에 휩싸여 있는 상황에서 국민 신뢰를 위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인 정성호 위원장은 "청문회 개최는 여야 간사가 원내지도부와 적극 논의하고, 통계청장 업무보고 역시 국회법상 간사 간 협의로 결정한다고 돼 있는 만큼 적극 협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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