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의 장례식 불참요구도 수용
대선 이전부터 매케인과 신랄한 비판과 설전을 주고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명령을 "존경의 표시"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그가 매케인의 장례식에 오지 말아달라는 유족들의 요청에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보수진영의 거물로 꼽히는 매케인 의원은 지난해 7월 악성 뇌종양 판정을 받고 투병을 지속한 끝에 지난 25일 애리조나주(州) 히든밸리에 위치한 자택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81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장례 절차는 오는 29일 애리조나주 의회에서 열리는 조문을 시작으로 다음달 2일까지 일주일 가량 진행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매케인 의원의 사망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한 것은 사흘 만에 처음이다. 그는 27일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의 정치적 견해 차에도 불구하고 존 매케인이 미국을 위해 헌신한 것을 존중하며 그를 기리기 위해 안장되는 그 날 까지 조기를 게양하도록하는 명령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매케인 서거 직후 트위터를 통해 유족에게 애도를 표했을 뿐, 오랫동안 매케인과 원수처럼 지냈던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재향군인회장 드니스 로한은 트럼프를 향한 성명서에서 " 미국의 200만명에 달하는 참전용사와 재향군인을 대표해서, 나는 대통령에게 매케인의원의 서거와 국가에 대한 헌신에 대해 대통령의 처신에 적합한 명령을 내려주기 바란다. 또한 매케인의원의 가족들이 트럼프가 장례식과 애나폴리스 해군사관학교의 안장식에도 거리를 두어주기 바란다는 요청을 해왔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는 자신은 불참하며 장례식 연설은 마이크 펜스에게 부탁했다고 밝히고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정부 대표로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게양을 명령하고 이틀 뒤 철회한 것은 정부 고위인사가 사망했을 때 취하는 평상적인 의전에 불과하다. 미국의 국기 규정에는 "의회의 일원이 사망한 당일과 다음 날에는" 국기를 반기로 내려서 게양해 조의를 표하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2009년 매사추세츠주의 테드 케네디의원이 사망했을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의 국기들을 5일 동안이나 반기로 내려 게양해 조의를 표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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