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결위서 '소득주도성장' 공방…"경포대" 발언에 충돌

기사등록 2018/08/27 20:57:16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실에서 안상수 위원장 주재로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2018.08.2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강지은 유자비 기자 = 여야는 27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을 두고 공방을 벌인 가운데,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 발언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정부와 청와대를 향해 "경제 위기의 본질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며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지 못하면 소득 대참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그렇게 되면 과거 노무현 대통령에게 딱지처럼 붙은 '경포대'라는 이름이 이 정권에 또 붙을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에 '경포대2'라는 이름이 붙지 않으려면 경제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 내각이 그것(소득주도성장)을 돕는 역할을 하면 '경포대2 도우미'가 되는 것"이라면서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그쪽으로 계속 안내한다면 청와대 참모들은 '경포대2 가이드'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포대 운운하며 노무현 대통령을 모욕한 행태와 현 대통령을 경포대2라고 하면서 모욕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심각하게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이 자리는 예결위가 정부를 상대로 심사하는 곳이다. 여야가 서로 존중하며 기본예의를 지켜야 보다 생산적으로 국정을 논의할 수 있다"며 "상대 당 의원의 질의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경포대2라고 규정하지 않았다. 정부 경제정책 기조에 전환이 필요하다는 얘기"라며 "그런 진단 아래서 그것을 바꾸지 않으면 경포대2로 갈 수도 있다는 지적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의 주장에 윤 의원은 재반박했다.

 그는 "고용이 어렵고 저소득층 소득이 악화되는 것은 이전 정부에 누적돼 있던 경제정책 실패가 근본적으로 깔려있다"며 "이를 이겨내기 위해 더 과감한 경제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해왔음에도 이에 대해 귀를 열고 있지 않는 것이 드러나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질타했다.

 윤 의원은 특히 지난 보수정권 9년을 거론하며 "금융위기 기저효과로 3%대 성장률을 기록한 2010년 외에 시종일관 2%대의 저조한 경제실적을 낳았던 정책에 대해서는 한마디 반성 없이 1년3개월 밖에 되지 않은 새 정부 정책이 효과가 없다면서 경포대라고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다른 의원들도 거들고 나섰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우리당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아 반성 없는 한국당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민주당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오영훈 민주당 의원은 "참으로 실망스럽다"며 "노무현 대통령과 현 대통령에 대해 경포대, 경포대2라고 하는 것은 안 된다. 한국당이 사과해야 한다"고 맞섰다.

 공방이 격화되자 한국당 소속인 안상수 예결위원장은 진화에 나섰다.

 안 위원장은 "지금 여기는 양당 간 서로 공방하는 자리가 아니다. 위원장으로서 양측 다 유감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면서 "질의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kkangzi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