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 오픈큐레이팅‘ 밤에 여는 미술관 10번째 전시
남준영 큐레이터 기획...만화·네온·그래피티 등 선봬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한국 힙합 30년사를 되짚어 보는 힙합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디자인재단 지원으로 펼친 'HIPHOP: ON MY WAY (힙합 : 온마이웨이)'가 9월 8일까지 'DDP 갤러리 문에서 선보인다. 'DDP 오픈큐레이팅‘ 밤에 여는미술관 10번째 전시로 마련됐다. 남준영 독립큐레이터가 기획했다.
'힙합'은 1970년대 뉴욕 할렘가에 거주한 흑인과 스페인계 청소년들에 의해 형성된 새로운 문화 운동을 말한다. 힙합은 할렘가 흑인들만의 문화라는 인식 때문에 우울하고 폭력적이며 과격한 것으로 인식 되었으나 현재 힙합은 높은 수준의 대중문화로 발전했다.
힙합을 이루는 분야는 크게 4가지로 나뉘는데 음악의 엠씽(MCING), 디제잉(DJING), 미술의 그래피티 (GRAFFITI), 댄스의 비보잉(B-BOYING)이 그것이다. 이외에도 패션을 포함해 많은 부분이 힙합을 구성하는 요소로 발전했다.
한국에 힙합 문화는 음악장르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1990년대 초 현진영,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와 같은 대중가수가 힙합이라는 장르를 시도하면서 부터라고 추정되고 있다. 30여년이 흐른 2018년, 대한민국에 힙합문화는 더 이상 하위문화가 아닌 대중문화의 하나로 분류됐다.
그러나 "우리가 대중적으로 향유하거나 또는 소비하는 힙합은 빙산의 일각이며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남준영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에서 2018년 현재까지 대한민국에 자리잡은 힙합문화를 짚어봤다.
전시 참여 작가는 김수용, 김홍식, 오병철, CHASER, FUSION MC, NO MANUAL, HIPHOPER, XEVA로 힙합을 만화, 사진, 네온, 비보잉, 그래피티, 쥬얼리, 옻칠, 패션 8 가지의 장르로 선보인다. 단순히 래퍼의 힙합이 아닌 힙합을 주제로 서로 다른 예술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한데 모아 힙합문화의 다양성과 그 진정성을 살펴볼수 있다.
만화가 김수용의 '힙합'은 문제아 태하가 친구 바비를 만나 B-BOY의 정식단원이 되어 성장하는 이야기다. 만화에는 힙합의 역사와 성장배경, 비보잉 방법등이 상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 김수용은 '힙합'의 원화와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한다. 만화 속 주인공인 태하와 바비를 그리워하는 팬들을 위한 섹션을 마련했다.
도시를 무대로 그래피티 활동을 하던 김홍식은 그래피티에서 벗어나 스스로 느끼는 사회적 문제의식을 컨셉츄얼 아트로 풀어냈다. 작가는 ‘옻칠 힙합’을 표방하며 팝아트와 옻칠의 서구적인 감성과 언어가 동양적인 기법과 질료와 섞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힙합정신과 옻칠이 만난 '8'시리즈를 선보인다.
그래피티 아티스트 XEVA(제바)는 스프레이로 사실적이고 입체적인 묘사를 통해 특유의 초상화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가로 7m의 대형 캔버스 작업을 처음 공개했다.
2002년 창단된 한국대표 비보이 그룹 퓨전엠씨의 비보잉도 영상으로 볼수 있다. 퓨전엠씨는 30회 이상 세계비보잉대회에서 우승했으며, 2015년 세계 비보이 크루 랭킹 1위를 달성했다.
네온경력 24년차 네온장인 오병철의 독특한 네온 작업도 선보였다. 유리를 불에 녹여 형태를 만들고 진공, 가스주입, 전기 기전작용등 수많은 과정을 거쳐 탄생한 발광하는 네온은 이번 전시에 '어차피'를 비롯하여 '마릴린먼로','네온 심장뛰다'를 내놓았다.
전시 기간인 29일 DDP 갤러리문에서 김봉현 (힙합저널리스트, 음악평론가)의 힙합 이야기 강연, 9월 1일 오후 2시부터 그래피티 아티스트 제바에게서 배우는 '스텐실 교실 '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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