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에 흔들린 류현진, 스스로 승리 일군 '뜨거운 방망이'

기사등록 2018/08/27 08:56:20

1516일 만에 멀티히트…득점까지 올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5회말 안타를 치고 출루해 저스틴 터너의 적시 2루타로 홈을 밟은 뒤 브라이언 도저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류현진(31·LA 다저스)이 마운드에서 장타를 허용하며 흔들렸지만, 뜨거운 방망이를 앞세워 스스로 승리를 일궜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11피안타(1홈런) 8탈삼진 1볼넷 2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4승째(1패)를 수확했다.

 왼쪽 허벅지 부상을 털고 지난 1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105일 만에 복귀한 류현진이 복귀 이후 거둔 첫 승리다. 류현진이 승리 투수가 된 것은 4월 22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이후 127일 만이다.

 류현진은 이날 자칫 패전 투수가 될 뻔했다. 4회까지 다저스 타선이 답답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장타를 얻어맞으며 고전했다.

 류현진은 2회초 선두타자 프란밀 레예스에 시속 88.1마일(약 141.8㎞)짜리 초구 포심 패스트볼을 통타당해 중월 솔로포를 허용, 샌디에이고에 선취점을 내줬다.

 3회초 추가점을 허용할 때에도 장타에 흔들렸다.

 1사 후 윌 마이어스를 상대한 류현진은 3구째로 느린 커브를 선택했다가 우월 3루타를 맞았다. 후속타자 헌터 렌프로가 초구 컷 패스트볼을 노려쳐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류현진의 실점은 '2'로 늘었다.

 류현진이 장타를 맞으며 고전했지만, 다저스 타선은 좀처럼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지 못했다.

 다저스 타선은 2회말 맷 켐프의 2루타와 상대의 실책으로 1사 1, 3루를 만들었으나 야시엘 푸이그, 오스틴 반스가 연달아 삼진으로 물러나 찬스를 놓쳤다.

 4회말에도 1사 후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안타로 출루했지만, 크리스 테일러가 병살타를 쳐 순식간에 이닝이 끝나버렸다.

 하지만 류현진은 쾌조의 타격감을 뽐내며 답답하던 공격 흐름의 물꼬를 텄다.

 첫 타석부터 류현진은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류현진은 상대 선발 로비 얼린과 7구까지 가는 승부를 벌였고, 볼카운트 2B2S에서 시속 91.3마일(약 146.9㎞)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노려쳐 우전 안타를 날렸다.

 좀처럼 터지지 않는 다저스 타선은 출루에 성공한 류현진을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5회말 2사 후 다저스가 대거 4점을 뽑을 때 공격의 선봉에 선 것이 류현진이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류현진은 얼린의 시속 91.3마일짜리 초구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뽑아냈다.

 류현진의 분투에 다저스 타선은 드디어 응답했다. 브라이언 도저의 볼넷으로 1, 2루의 찬스를 이어간 다저스는 저스틴 터너가 2타점 좌전 적시 2루타를 작렬해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매니 마차도는 좌월 투런포를 작렬해 다저스의 4-2 리드를 이끌었다.

 류현진도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게 됐다.

 류현진이 이날 타석에서 낸 기록은 2타수 2안타 1득점이다. 0.143에 불과했던 류현진의 시즌 타율은 0.250(16타수 4안타)로 올라갔다.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 한 번도 타석에 서지 않았던 류현진은 빅리그 진출 이후 숨겨놨던 타격 재능을 아낌없이 과시해 '베이브 류스'라는 별멍도 얻었다.

 빅리그 데뷔 첫 해인 2013년 타율 0.207을 기록했다. 그 해 때려낸 12개의 안타 중 2루타 3개, 3루타 1개 등 장타가 4개에 달했다. 타점도 5개를 올렸다.

 이듬 해에도 류현진은 2루타 두 방을 포함해 7개의 안타를 쳤고, 타점 2개를 올렸다.

 빅리그 데뷔 이후 류현진이 때려낸 26개의 안타 중 8개(2루타 7개, 3루타 1개)가 장타였다.

 오랜만에 뜨거운 방망이를 뽐낸 류현진은 4월 28일 샌프란시스코전 이후 121일 만에 안타를 신고했다. 그가 멀티히트를 때려낸 것은 2014년 7월 3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한 이후 1516일 만이다. 또 지난해 6월 18일 신시내티 레즈전(2득점) 이후 435일 만에 득점을 올렸다.

 jinxij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