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허리케인 레인에 26년만에 최대 폭우.. 도로 끊겨

기사등록 2018/08/24 07:07:02
【 호놀룰루( 하와이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허리케인 레인이 강타한 하와이 본섬 빅 아일랜드에 24일 (현지시간)까지 평균  30cm,  최대 76c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민들은 생필품 사재기와 주택의 보호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992년 이래 26년만에 최대의 허리케인인 카테고리 4의  허리케인 레인은 중심부에서 무려 566km까지 폭넓은 강우대가 이동하고 있어  통과지역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국립기상청은 경고했다.

 레인은 하와이 섬에 직접 타격을 입히지는 않고 스쳐지나갈 것으로 예보되었지만 워낙 세력이 커서 하와이섬 등 주요 큰 섬들은 24일 오후나 25일에 걸쳐서 최고 6m의 높은 파도와  1.3m의 해일성 파도가 예보되어 있다.

 특히 하와이의 가장 동쪽에 있는 본섬 빅 아일랜드는 시속 118km의 강풍이 불고 24일 이후에도 허리케인의 영향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보되어 있다.

 24일 아침 8시 현재 허리케인은  호놀룰루 남쪽 466km 지점에서 북서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이며 강풍은 조금씩 약해질 것이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빅 아일랜드 북쪽 해안의 와이피오 계곡에서는 캠핑객 2명이 밤새 고립되어 있었다.  이들은 22일부터 당국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강물이 범람하고 진입도로가 모두 끊겨 긴급구조요원들이  구조 작전을 펼 수 없었다고 윌 오카베 하와이카운티 운영국장은 말했다. 

 이 지역은 곳곳에서 산사태로 길이 끊기기도 했다.  섬 동쪽의 힐로에서는 커다란 바위들이 공원 안으로 굴러떨어졌다는 보고도 들어와 있다.

 빅 아일랜드를 비롯해 마우이, 몰로카이, 라나이 섬에는 22일부터 대피소가 마련되었다.  현재 몰로카이 섬 대피소를 이용할 주민들은 주 고속도로가 곧 폐쇄될 예정이니 빨리 이동하라고 현지 당국은 공지했다.

  오아후섬에서는 24일부터 대피소를 연다.  또 노숙자 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하와이의 구조당국은 이들이 살고 있는 해수욕장과 범람위기의 강변을 돌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대피소로 이동시키고 있다.
【호놀룰루( 하와이) = AP/뉴시스】 호놀룰루의 와이키키 해변에 있는 셰라톤 호텔 직원들이 허리케인 레인에 대비해 23일 (현지시간) 백사장에서 모래주머니를 만들고 있다.  

 문제는 하와이 전체를 통해 대피소 공간이  홍수 예상지역 주민들을 대피시키기에는 너무 적은 데다가  육지의 허리케인 피해지역과 달리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생필품 등의 보급이 어렵다는 점이라고 하와이 비상대책본부장 톰 트래비스는 말했다.  이에 따라 위험이 적은 주민들은 집에 머물러 있으라는 권고도 내려졌다.

 하지만 서핑으로 유명한 라나이 섬에서는 태풍 전야의 흐린 날씨에도 오히려 높아진 파도를 타기 위해 일부 서핑객들이 바다에 들어가고 있다고  라나이 서핑 및 사파리 학교를 운영하는 주민 닉 팰룸보는 말했다. 

 그는 그들과 합류하지 않고 휴교령으로 집에 있는 아이들과 함께 집에 머물러 있다.  또  식료품을 사다가 냉장고를 채우고 그 동안 잡은 물고기들도 허리케인 피해의 장기화에 대비해서 비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와이를 비롯한 태평양 중부지역은  텍사스나 플로리다 같은 육지에 비해 허리케인이 더 적게 찾아오며 고작 1년에 서너개 정도의 이름이 나올 뿐이다.   또 하와이가 허리케인의 직접 타격을 입은 적도 매우 드물다.   마지막으로 큰 허리케인이 온 것은 1992년의  허리케인 이니키였다고  당시 12살이었다는 마우이섬 주민 나푸아 푸아와이 (38)는 말했다.

  하와이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언한 미 연방비상대책본부는 여러 척의 바지선에 식료품, 식수,  비상발전기 등 물품을 가득 실어 하와이로 보냈다.  이 화물은 1주일 전 하와이를 우회해 지나간 허리케인 헥터를 앞두고 보급이 시작된 것이라고 재난 당국은 밝혔다.

 cm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