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개 스프링클러 작동안한 듯… 유족 "머리카락도 안젖었다"

기사등록 2018/08/22 13:59:45
【인천=뉴시스】최동준 기자 = 22일 인천 남동공단 내 전자제품 제조회사 화재 현장에서 경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합동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2018.08.22. photocdj@newsis.com

【인천=뉴시스】 이정용·이민지 기자 =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등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화재와 관련해 스프링클러가 제때 작동하지 않아 대형 화재참사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2일 오전 11시 화재 사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인천시 남동구 길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세일전자의 화재브리핑에서 일부 유족들은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 아니냐"며 회사 측의 답변을 요구했다.

 유족 A씨는 "머리카락 하나 젖지 않았다"며 "목격자들도 화재가 발생하고 스프링클러가 터지지 않아 손으로 천장을 쳐 강제 작동시켰다"고 말했다.

 세일전자가 이날 유족 측의 요구로 공개한 화재발생 장소인 4층 소방설비 평면도에 따르면 32개의 스프링클러가 설치됐다.

 또 소화기 26개와 옥내 소화전 4개, 비상구 2곳, 완강기 4개 등의 소방안전시설이 있었다. 지난 6월 소방종합 정밀점검에서 특이사항은 없었다는게 사측의 설명이다.

 세일전자 관계자는 "소방안전시설 미작동여부는 합동감식반의 감식이 진행 중인 사항"이라며 "최근 4층 위 옥상 개조 공사를 했고 물이 누수된 적이 있다"고 했다. 

 화재가 발생한 지 4분만에 소방대가 도착했고 소방안전시설도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는 스프링클러가 화재 초기 작동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게 유족 측의 주장이다.

 일부 유족이 제기한 가연성 물질 시너(thinner)에 불이 붙었다는 주장에 대해 사측은 "4층은 주로 사무동으로 사용돼 가연성 물질은 없다"고 했다.

【인천=뉴시스】 이정용 기자 = 22일 오전 10시 '인천 남동공단 세일공단 화재'와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팀이 화재원인 조사에 나섰다. 2018.08.22.stay@newsis.com

 현재까지 명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방당국은 현재까지 조사 결과 스프링클러가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화재 초기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며 "공장 내부에 진입했을 때 바닥에 물이 흥건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합동감식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최초 발화점으로 추정되는 건물 4층 중앙부 PCB판넬 검사룸 천장을 중심으로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

 불이 나자마자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화재가 번진 원인도 규명 대상이다.

 한편 21일 오후 3시43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남동공단에 입주한 전자제품 제조회사인 세일전자 건물 4층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2시간 만인 오후 5시35분께 완전 진화됐다.

 이 불로 9명이 숨졌고 6명이 중·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길병원과 사랑병원, 적십자병원 등 3곳의 병원으로 분산안치됐던 사망자들은 이날 오전 길병원으로 모두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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