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측 "보험료 인상 불가…개인연금으로 노후보장"
노동자측 "45%서 인하 안돼…국회 아닌 정부 나서야"
【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17일 공개된 국민연금 제도 개선방향을 놓고 사용자와 노동자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놓고 입장이 엇갈렸다.
사용자 측이 보험료율 인상 불가와 함께 국민연금이 아닌 개인연금을 통한 노후소득 보장을 주장하자, 노동자 측에선 기금고갈 시 국민연금이 폐지될 거란 공포 마케팅을 두고 기업들의 '사적연금 띄우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서울상공회의소에서 재정 안정화 방안으로 급여-재정 패키지 안 두 개를 제시했다. 소득대체율을 45%로 고정하되 내년부터 보험료율을 9%에서 11%로 올리는 안과 소득대체율은 예정대로 40%까지 내리고 10년간 13.5%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안이 나왔다.
이에 대해 사용자를 대표한 김동욱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본부장은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보험료율을 인상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2016년 기준으로 사용자가 부담해야 할 국민연금이 40조원 정도인데 2%포인트 인상하면 8조원이 늘어난다"고 호소했다.
사업장 가입자의 경우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사용자와 노동자가 절반씩 부담하는데, 인상 땐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노동시간에 더해 기업 부담이 늘어날 거란 얘기다.
소득대체율에 대해 김 본부장은 "장기재정을 고려한다면 40% 이하로 낮추는 방향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다층적인 노후보장 체계를 말하는데 국민연금 외에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이 보완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노동자 측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과제에서 명시한 대로 소득대체율 인상을 주장하며 맞섰다.
유제길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소득대체율이나 연금지급률 인상은 노후소득 보장에서 중차대한 상황"이라며 "자본과 보수진영에서 기금 고갈론, 기금 안정화 등으로 국민 불만을 고조시켜 국민연금을 무력화하는데 이는 사적연금을 활성화하려는 시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소득대체율이 45%에서 더 이상 내려가선 안 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광호 한국노총 사무처장도 "2028년까지 40%로 내리는 데서 45%로 5% 포인트 올리는 부분은 다행이지만 너무 적다"고 했다.
정 사무처장은 "국회에서 논의를 전담하면 정쟁의 대상이 되거나 나눠먹기 대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복지부가 방어적인 태도를 버리고 국민연금 개혁이란 시대적 요구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험료율 인상 불가 목소리에 제도발전위원회 김상균 위원장은 "(보험료율 인상 불가는) 국민연금 제도 도입 30년 동안 가입자 입장에서 항상 제기하는 문제"라며 "앞으로는 보험료율 인상을 억제해 달라면서 소득대체율과 연금의 실질 수준 인상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도 함께 고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국가 책임강화 목소리엔 "국가 재정지원 부분은 복지부 장관 선을 넘어서 범 정부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범 정부 차원 논의가 나와서 드리는 말씀인데 고용노동부가 관리하는 퇴직연금이나 금융위원회가 관리하는 개인연금 역시 복지부 장관 권한에서 벗어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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