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으로 근무하며 받는 스트레스 견디지 못해 나가는 경우도 많아
결혼 후 육아 부담으로 인해 자발적 퇴사를 결정하는 이들도 다반사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국내 항공사들은 여승무원들을 위한 출산·육아휴직, 보육비 지원 등 복지 제도를 잘 갖추고 있지만 결혼 후 여승무원들의 퇴직률은 일반 사무직 등 다른 직종에 비해 낮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높은 연봉과 멋진 유니폼을 입고 해외 곳곳을 누비며 선망의 직장으로 꼽히는 여승무원들이 자발적인 퇴사를 하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적성 및 업무 강도, 결혼 및 육아 등이 승무원의 퇴직 사유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승무원으로 근무하며 받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안에서 식사 카트를 나르고 승객들의 편의와 서비스, 안전까지 책임지는 일이 스트레스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승무원으로 근무했던 네티즌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 계정을 통해 "승무원으로 근무하기 위해서는 보통 수준 이상의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한다"며 "일부 승객들의 무례하고 거친 행동도 근무 중 발생하는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이 네티즌은 승무원들의 높은 근무 강도 및 적성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입사후 3년 이내에 회사를 떠나는 승무원이 다수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승무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또 다른 이유는 결혼에 따른 육아 부담 등을 꼽을 수 있다. '승무원과의 연애는 남성들의 로망'이라고 불리지만 결혼은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연애를 할 때는 승무원인 여자친구를 쫓아 함께 해외 여행을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만 결혼 후에는 비행을 자주 나서야 하는 승무원들의 근무 형태가 오히려 결혼 생활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이를 낳은 뒤 육아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승무원들은 임신을 한 직후부터 출산 후 1년까지 최대 2년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지만 문제는 복직을 한 이후부터 발생한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아내가 비행을 떠났을 경우 남편이 아이에 대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남편의 독박 육아가 시작된다.
남편이 3~4살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직업이라면 맞벌이가 가능하겠지만 회사로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이를 돌보기 위한 지출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남편이 일찍 퇴근하지 못하는 직종이라면 추가 지출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승무원 가정이 시댁 또는 친정 부모들과 함께 살고 있거나 따로 살더라도 인근에 집을 얻어 부모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육아를 하기도 한다. 아이를 더욱 잘 키우기 위해 퇴사를 결정하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를 출산하는 경우는 승무원의 퇴직률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두명의 아이를 키우면서 비행을 나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아 직장을 그만두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승무원과 결혼 한 직장인 A씨는 "남성들이 승무원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연애를 할 때와 결혼을 한 뒤 육아문제로 인한 남편과의 마찰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아서 결혼한 승무원들의 퇴직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oj100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