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보다 6배 늘어…비공식 통계
돈·가족불화·외로움 등 사유 다양
CNN은 6일(현지시간) 24시간 운영하는 홍콩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밤을 보내는 '맥 난민'이 5년 전보다 6배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청년회의소(JCI) 홍콩 지부 연구에 따르면 6~7월 맥도날드 매장에서 잠을 자는 사람은 33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 2013년에 집계됐던 57명에 비해 6배 정도 늘어난 수치다.
연구 주책임자인 제니퍼 헝은 "당초 이 연구의 목적은 (난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었는데, 연구를 진행하다보니 홍콩 당국 내 맥 난민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며 "당국 역시 통계가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홍콩 내 24시간 맥도날드 점포 110곳을 방문한 연구진들은 많은 수의 '맥 난민'들이 집이 있음에도 맥도날드에서 잠을 자는 사실을 발견했다.
응답자의 70% 이상은 공공임대주택 등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상당수는 정규직 등 직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 주요 이유로는 높은 집세나 전기세 등 사회 경제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점이 꼽혔다.
미국 부동산 컨설팅업체 데모그라피아가 작성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홍콩 집값은 3.3㎡당 6800만원 정도(1㎡당 1700달러)로, 10년 전보다 2배 이상 올랐다.
헝은 "창문 하나 없는 작은 집인데다 에어컨을 살 여유도 없어 맥도날드에서 잠을 자는 사람이 있었다"며 "무더운 여름밤 이 사람은 에어컨 사용을 위해 2달러를 지불하는 대신 에어컨이 잘 작동하는 맥도날드를 즐겨 찾았다"고 소개했다.
헝은 또 "무료 와이파이, 값싼 음식, 깨끗한 화장실 시설 등도 맥도날드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이 늘어난 원인들"이라고 덧붙였다.
가족이나 개인적인 사연으로 집 대신 맥도날드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한 청년은 부모와의 불화 때문에 집에 들어가는 것을 거부했다. 55세의 한 여성은 남편의 학대 때문에 집에 들어가지 않고 맥도날드에서 잠을 잤다.
별다른 갈등이 없어도 맥도날드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여성은 아이가 없는 상황에서 남편이 사망하자 외로움을 느껴 맥도날드에서 잠을 잔다고 연구진에 전했다.
JCI는 홍콩 정부에 '맥 난민'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집계하고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헝은 "사회적 태도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며 "현대인들은 주변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는데, 서로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ovelypsych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