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현재 대구·경북 내륙 전역에는 폭염 경보가, 울릉도와 독도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돼 있다.
폭염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자 대구의 중심인 동성로에는 보행 중 연신 손수건으로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또 한 손에는 부채를 들고 연신 부채를 부치는 사람들, 손에 들린 전단지로 조금이나마 따갑게 내리쬐는 햇빛을 가리려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회사원 장인혜(28·여)씨는 "체감온도가 40도가 넘는 것 같다"며 "폭염에 시원한 옷을 입었어도 갈수록 점점 더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폭염이 계속되자 냉면이나 콩국수 등 시원한 메뉴가 인기를 끌었다.
수성구의 한 냉면집은 시원한 음식으로 더위를 잊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아이스커피와 같은 냉음료도 불티나게 팔렸다. 수성못의 한 커피전문점에 근무하는 김주환(24)씨는 "요즘 날씨가 계속 더워서 손님들 중 90% 이상이 차가운 음료를 사간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조금이라도 열기를 잊기 위해 영화관이나 백화점 등을 찾았다. 시내 모든 영화관에서 상영 중인 영화는 대부분 매진이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영화를 관람한 회사원 윤상식(33)씨는 "너무 더워 밖에 돌아다니기보다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기 위해 영화관 데이트를 선택했다"며 "이 폭염이 끝날 기미가 안보인다"고 전했다.
분수대가 있는 수성구 시지광장 등에도 시민들이 몰렸다. 어린이들은 분수대 속으로 뛰어들어가 장난을 치거나 가져 온 물총을 쏘며 하루를 보냈다.
동성로의 한 옷가게 매니저인 김미정(35·여)씨는 "요즘은 에어컨을 꺼놓으면 손님들이 덥다고 하니까 계속 틀어놓게 된다"며 "에어컨을 틀어도 너무 더워 매장 안 온도가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계속된 폭염으로 대구·경북에서 온열 질환자와 가축 폐사 등 피해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다.
경북에는 현재까지 232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다. 전체 환자 가운데 207명은 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고 17명은 입원 중이다. 사망자는 8명이다.
대구에서는 96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다. 이 중 2명이 숨졌다.
경북의 가축 폐사 피해는 총 42만7061마리다. 닭과 오리가 42만1441 마리, 돼지 5620마리 등이다.
농작물 피해도 크다. 상주와 안동 등 도내 18개 시·군 432.3㏊가 피해를 입었다.
포항과 영덕 양식장 19곳에서는 넙치와 강도다리 등 5만61마리가, 경주에서는 우렁쉥이 25줄(1줄 100m)에서 피해가 났다.
대구기상지청 관계자는 "이번 주말 대구·경북은 올 여름 들어 가장 더운 날씨를 보였다"며 "온열질환 발생과 농·축산물 피해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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