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種이 다른 새들 간에 의사소통 가능" 연구 결과

기사등록 2018/08/03 14:57:56
【메이스빌(미 켄터키 주)=AP/뉴시스】9일(현지시간) 미국 켄터키 주(州) 메이스빌에서 홍관조 한 마리가 먹이통을 지키기 위해 굴뚝새 한 마리를 쫒아내고 있다.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참새와 비둘기가 서로 의사소통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연구팀은 학술지 '현대생물학(Current Biology)'에 일종의 새가 다른 종류의 새가 쓰는 몇가지 중요한 지저귐의 뜻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새소리가 녹음된 스피커를 허리에 차고 호주 캔버라의 국립식물원에서 요정굴뚝새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스피커에는 호주 태생이 아닌 벌새가 위험에 처했을 때 내는 소리와 컴퓨터로 만들어 낸 가짜 새소리 '버즈’를 녹음했다. 요정굴뚝새가 위험에 처했을 때 내는 소리와 함께 벌새 소리, 버즈를 재생하며 국립식물원을 돌아다닌 결과 처음에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던 요정굴뚝새가 사흘 뒤에 소리에 반응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연구논문에 따르면 실험 대상이 된 16마리 요정굴뚝새 중 12마리가 벌새 소리와 버즈 소리를 재생할 때마다 도망쳤고, 다른 네 마리는 3번 재생하면 2번 꼴로 도망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에 참여한 브리스톨 대학 소속 생물학자 앤드루 래드포드는 "앞서 일부 동물이 다른 종이 쓰는 이른바 '외국어’의 뜻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알아냈으나 이러한 언어 학습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 지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를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만 배울 수 있다면 매우 위험하다"며 "소리와 의미를 연관지어 습득하는 능력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유의미하다"고 설명했다.

 퍼시픽 대학의 생물학자 크리스토퍼 템플턴은 "이 연구를 통해 우리는 동물이 다른 종의 소리가 뜻하는 바를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알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들이 포식자를 실제로 만나는 상황에 닥치지 않더라도 새로운 소리를 위험 상황과 연결해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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