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여성 합격자가 40% 넘자, 이듬해부터 조작
"결혼과 출산으로 의사 그만두는 여성 많기 때문"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본의 한 사립 의과대학교가 입학시험에서 여성 지원자들의 점수를 일률적으로 감점해 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여성 합격자 수를 줄이기 위해 여성 응시자들의 입학시험 성적을 조작한 것이다.
2일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의하면, 도쿄(東京)에 위치한 도쿄의과대학교는 올 2월 의학부 의학과 일반 입학시험에서 여성 응시자의 점수를 일률적으로 감점해 여성 합격자 수를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학의 의학과 일반입시는 1·2차 시험으로 구성된다. 1차 시험은 수학·영어 등의 시험으로, 여기서 합격하면 2차 논술 시험을 치른다.
그런데 이 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대학 측이 1차 시험 결과에서 여성 응시자들의 점수를 일률적으로 감점했다는 것이다. 올 2월 1차 시험 응시자는 남자 1596명, 여자 1018명이었는데, 1차 시험 합격률은 남자가 18.9%(303명), 여자가 14.5%(148명)이었다. 이후 2차 시험 이후 최종합격률은 남자 8.8%(141명), 여자 2.9%(30명)으로 남자가 월등히 많았다.
이같은 여성 차별적인 입학시험 조작은 2011년께부터 계속돼 왔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그것은 2010년 합격자 중 여성이 40%가량을 차지하며 전년도 여성 합격자 비율(약20%)을 크게 넘어선 것이 계기였다고 한다.
이에 대학 측은 여성 합격자 수를 낮추기 위해 2011년 이후 이같은 점수 조작을 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11년 이후 여성 합격자 수는 30% 전후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요미우리 측에 여성 응시자에 대한 일률 감점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여자는 대학 졸업 후 결혼과 출산으로 의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남자 의사가 대학병원 업무를 지탱한다는 의식이 학내에 강하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학의 의학과 일반 입시 모집요강에는 남녀별 정원에 대한 언급은 없다.
교육 주관부처인 문부과학성은 이번 사태에 대해 "선발 방법은 최대한 모집요강에 기재해야 한다"며 "조건을 공개하지 않은 채 시험을 자의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 대학 홍보팀은 여성 응시자들에 대한 의도적 점수 감점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ch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