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트럼프 모자' 관세 유탄…상당수 중국산

기사등록 2018/07/20 15:29:03

가격 오를듯…현재 9~12달러 → 최소 20달러 전망

【새크라맨토=AP/뉴시스】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6월 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맨토 유세 중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선거 구호가 적힌 모자를 고쳐쓰고 있다. 2016.7.8.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일명 '트럼프 모자'가 유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미국이 정한 중국산 관세 물품에 모자가 포함되면서 흔하게 판매되고 있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모자의 중국 생산자·수입업자 등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 미국 정부가 발표한 2000억 달러(약 226조원) 상당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 대상에는 모자 제품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위해 수백개의 모자를 생산해 왔으며, 매출 40% 정도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 중국 모자 제조업체 관계자는 SCMP에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무역전쟁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관세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8월 수입관세가 부과된다면 제품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중국산 수입업자들이 받는 관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미국 공급업체를 찾아야 한다면 모자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현재는 9~12달러 정도지만 20달러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6년 대선 당시에는 대량으로 '트럼프 모자'를 제작해 판매했지만 지금은 중단한 중국 제조업체 관계자는 "미국은 한때 우리의 주요 고객이었지만 지금은 사업이 어렵다"며 "최근 몇달간 진행된 미중 무역전쟁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제분석 전문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 중국 분석가 닉 마로는 "중국에서 저가 상품을 가져오던 미국 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우려 때문에 다양한 공급처를 모색해 왔다"며 "이번 관세 위협은 '탈중국'을 더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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