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 인정되면 즉시 출시···체외진단기 사후평가로 전환"
"어려운 인허가 과정 쉽게···식약처·심평원 등 통합서비스 제공"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열린 '의료기기 분야 규제혁신 및 산업육성 방안' 발표 행사에서 "그동안 의료기기는 개발보다 허가와 기술평가를 받기가 더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생명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지원하겠다. 여러분의 도전이 가로막히지 않도록 하겠다"며 "의료기기 산업의 낡은 관행과 제도, 불필요한 규제를 혁파하는 것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 방문은 규제혁신을 통한 혁신성장 실현을 위한 첫 번째 현장 방문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의료기기 분야에 수요가 높은 국민 앞에서 대통령이 직접 규제 혁신방안을 발표하는 상징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의사의 진료를 돕고 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개발된 의료기기들이 규제의 벽에 가로막혀 활용되지 못한다면, 무엇보다 절실한 환자들이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그보다 더 안타까운 일이 없을 것"이라며 "그럴 때 우리는 누구를 위한 규제이고, 무엇을 위한 규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론 국민의 안전과 생명윤리에 대한 부분이라면 더욱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안전성이 확보되는 의료기기의 경우 보다 신속하게 시장에 진입하고 활용될 수 있도록 규제의 벽을 대폭 낮추고, 시장진입을 위한 절차에 소요되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잘 만들어진 의료기기 하나는 고치기 어려운 환자를 한 명이라도 더 살려낼 수 있다. 더 쉽고 빠르게 질병을 찾아낼 수 있다"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혁신기술을 의료현장에서 사람을 살리고 치유하는데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첨단 의료기기의 신속한 시장 출시와 체외진단 기기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 인허가 통합서비스 제공 등 크게 3가지를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첨단 의료기기가 신속하게 시장에 출시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별도의 평가절차를 만들어 혁신성이 인정되면 즉시 시장에 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방암 수술 후 상태 진단 키트를 개발하고도 국내에 임상문헌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출시를 허가받지 못한 사례도 있다"며 "이제 이런 일은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안전성이 확보된 체외진단 기기에 대해서는 절차를 간소화하고, 단계적으로는 사후평가로 전환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바꾸겠다"며 "혈액이나 소변을 이용해 질병과 감염여부를 진단하는 체외진단기부터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진입에 1년 이상 소요되던 것이 80일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사람 몸에 사용하지 않고 의사 진료 편의를 위한 기기는 식약처의 허가만 받으면 될 수 있도록 절차를 대폭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어렵고 힘든 인허가 과정을 쉽게 만들겠다"며 "현재 의료기기의 허가, 신기술 평가,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서는 식약처, 보건의료연구원, 심평원에서 따로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3가지 절차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는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의료기기 산업의 높은 성장률을 소개하며 미래 신산업으로의 육성 의지를 나타냈다. 이를 위한 제도적, 재정적 기반을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매년 5%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다른 제조업에 비해 더 크다"며 "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같은 첨단 기술의 융복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분야"라고 언급했다.
이어 "관련 산업의 동반발전도 이끌어 낼 수 있다"며 "미국·일본·중국은 이미 혁신적인 의료기기 지원을 위한 법을 제정했고, 보건의료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의료기기 산업은 연평균 9%의 고속성장을 보이고 있고, 정부의 의료기기 연구개발 지원도 2016년 3600억 원을 넘었고, 작년에 더욱 확대됐다"며 "정부는 더 나아가 의료기기 산업을 미래 신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의사의 진료경험과 병원의 연구성과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이 자산을 현장에서 꼭 필요한 의료기기 개발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전국에 '연구중심병원'을 늘리고, 그 안에 '산병협력단'을 설치해 산학협력단과 동일한 혜택을 부여하겠다"며 "국산 의료기기의 성능을 개선하고 외국 제품과 비교테스트를 할 수 있는 병원 테스트베드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기기산업육성법'과 '체외진단의료기기법'을 제정해 혁신적 의료기술 개발을 촉진하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체외진단의료기기 개발을 활성화하겠다"며 "300억원 이상 규모의 기술창업 펀드를 조성해 혁신기술과 아이디어가 사업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도적, 재정적 기반을 갖추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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