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증선위 "삼바, 삼성그룹 승계 문제 관련성 판단 어려워"

기사등록 2018/07/12 17:59:07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증권선물위원회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 '고의 분식' 으로 결론, 담당 임원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3년 및 검찰고발 조치를 내렸다. 2018.07.12.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12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콜옵션 공시를 고의로 누락했으며 명백히 회계기준을 위반했다고 결론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심의해 온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시 누락과 관련해 담당임원 해임권고와 감사인지정 및 검찰고발 등의 제재 조치를 의결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부당하게 변경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며 금융감독원에 새로운 감리를 명령했다.

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제일모직 가치를 높이려는 의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가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했다.

다음은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금융감독원이 증선위에 새로 의견낸게 있나.

"금감원에서 새롭게 조치안을 수정해 회의에 추가로 보고한 것은 없다. 지난 4차 회의 때 금감원이 보고안을 제출해서 우리가 논의했지만 4차 및 5차 회의에 금감원이 추가로 안건을 제출한 것은 없다."

-7월 중순께 결론낼 예정이라고 밝혀 왔는데 오늘 임시회의로 앞당기게 된 배경은.

"금감원 조치 원안이 행정처분을 최종적으로 내리기에는 구체성과 명확성 측면에서 미흡한 상태여서 그 원안을 행정처분이 가능한 조치안으로 구체화하는 노력을 여러차례 했다. 그게 증선위가 회의를 여러차례 하게 된 배경이다. 금감원에 조치안 수정을 요청했는데 금감원은 4차 회의 때 제시하지 않았고 보고안으로 갈음했고 이후에 변화된 입장도 없다.

금감원의 원안은 2015년만 조치하는 것으로 돼 있어서 원안을 구체화하거나 선택지를 넓히지 않으면 증선위가 조치를 할 수 없는 상태다. 그래서 이 교착상태를 그대로 끌고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콜옵션 공시 누락은 합의도 이뤄졌다. 현행 법령상 금감원과 증선위의 권한배분 체계를 고려할 때 최선의 방법은 원안 심의를 종결하고 새로운 감리를 실시하고 새로운 안건을 만들어오면 그 안건에 따라 심의하는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일부 쟁점은 결론 내리지 않고 사실상 보류를 한 것인데.

"보류가 아니고 종결이다. 콜 옵션 공시누락 부분은 오늘 확정적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지배권 변동에 관한 지적 사항은 현재 원안만 갖고는 조치를 내릴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증선위가 조치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안건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 금감원이 특별감리를 해야 하는 것인가.

"특별감리라고 해야할지 추가 감리라고 해야할지 용어까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혐의 사실에 대한 새로운 감리이고 새로운 안건이다."

­-증선위가 심의결과를 나눠서 발표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된 셈이 아닌가. 시장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는데.

"증선위는 지금 단계에서는 가장 신속한 결정을 내렸다. 금감원의 원안 자체가 구체성·명확성 측면에서 상당히 미흡하다고 봤고 증선위는 그것을 조치가 가능한 상태로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아쉽게도 조치안 수정에 대해 금감원이 난색을 표명했다. 금감원 입장에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는 조치를 내릴 수 없었고 교착상태가 지속되는 게 오히려 시장혼란이 커진다고 봤기 때문에 합의가 이뤄진 내용에 대해서는 종결하고 이후 부분에 대해서는 새로운 감리를 금감원이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오늘 증선위 임시회의에서도 지배권 변동 부분에 대한 추가 감리가 끝나면 콜옵션 공시누락 부분까지 합쳐서 한꺼번에 논의하자는 일부 의견도 있었지만 합의가 이뤄진 부분은 종결하고 새로운 감리를 실시해서 별도로 논의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다만 별도 안건으로 논의가 되면 2개 사항을 한꺼번에 논의했을 때와 제재 수준이 약간 차이가 날 수 있는데 그것은 두 번째 안건을 심의할 때 가중하거나 경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그때가서 정하겠다."

-고의로 공시를 누락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당연히 고의냐, 중과실이냐, 과실이냐 할 때는 동기판단과 관련해 많은 논의를 한다. 하지만 검찰에 고발될 예정이기 때문에 중대한 판단 근거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 단계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 다만 이 부분은 전원이 똑같은 의견을 냈다."

-삼성그룹 승계 연관성 문제도 함께 들여다볼 것이라고 했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연관된 회사의 2014~2015년 있었던 회사의 합병이나 상장 등의 내용에 대해서도 전부 봤다. 어떤 맥락에서 이런 회계처리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 당연히 2014~2015년도에 일어난 회사 지배권 변동 등도 봤다. 다만 증선위는 회계처리 기분 위반 여부에 대해서 심의를 한 것이다. 이번에 콜옵션 공시 누락을 고의로 본 게 합병비율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해 할테지만 그에 대해서는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최근 윤석헌 금감원장이 수정안을 낼 수 없다고 한 게 오늘 종결 결정에 영향 줬나.

"금감원장은 원안을 중심으로 심의가 이뤄지기를 간청하는 입장이라는 표현을 썼다. 금감원장의 최종 입장과는 관계 없이 수정된 안건이 오느냐 마느냐인데, 저는 그것은 영향이 없었다고 본다. 증선위 회의 과정에서 우리가 금감원과 공식적으로 협의하는 과정에서 그 입장과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금감원장의 발언과는 관계가 없다."

-금감원은 새로운 감리를 무조건 들어가야 하는 것인가.

"이것은 외부감사법령상 감리의 주체이고 감리의 권한을 가진 증선위의 엄정한 요구이고 명령이다. 그래서 당연히 감리집행 기관인 금감원의 신속하고 성실한 집행을 기대한다."

-금감원이 언제까지 새로운 감리를 마쳐야 한다는 기한이 있는가.

"없다. 다만 금감원이 이미 감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자료도 축적돼 있어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새로운 감리를 요구한 것은 실질적으로는 금감원에 수정안을 내라는 것과 차이가 없지 않나.

"이것은 명령이다. 거부는 상상하기 어렵다. 금감원 입장도 이해는 한다. 금감원 입장에 우리가 아쉬움이 있거나 하지는 않는다."

-왜 금감원이 수정안 제출을 거부했는지 구체적으로 얘기했을텐데.

"그것은 이번 조치안을 추가적으로 하는 것과 연관돼 있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오늘 증선위 임시회의에서 금감원은 어떤 입장이었나.
"콜옵션 부분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원안 조치를 낸 기관으로서 금감원의 설명이 있었다. 추가 감리를 요청한 부분은 증선위의 판단이고 결정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관련된 것도 향후 감리에서 다뤄질 수 있나.
"새로운 감리는 회계처리 위반 부분을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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