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와 근로자 피해 입기 전 불필요한 갈등고조 늦추라"
"미국에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난폭한 전략"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2000억 달러(223조 4000억원) 규모의 추가 관세 조치를 예고하자 미국 정치권과 산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입품의 절반 가량에 관세가 부과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와 유통업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중국이 이번 조치에 대해서도 보복에 나설 경우 역사상 최대의 무역 전쟁으로 확대돼 경제 성장세 타격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미국 산업계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추가 대중 관세 절차 개시를 지시하자 즉각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
딘 가필드 미 정보기술산업협회(Information Technology Industry Council) 회장은 WSJ에 "우리는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과 정책을 연계시킬 잠재력을 갖고 있는데, 이를 낭비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가필드 회장은 "우리는 소비자들과 근로자들이 피해를 입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 불필요한 갈등의 고조를 늦출 것을 촉구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 대신 유럽과 견고한 연합을 구축하고 중국의 확실한 약속을 얻어내기 위해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조치를 시행하면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중국산 수입품은 약 2500억 달러 규모가 된다. 중국의 지난해 전체 대미 수출(5050억 달러)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다.
데이비드 프렌치 전미소매협회(National Retail Federation) 부대표는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중국에 대한 20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조치는 미국의 소비자들과 가정에 부메랑이 되돌아오는 난폭한 전략"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프렌치 부대표는 "이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위협은 '만약'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와 '얼마나 나쁠지'에 대한 문제가 돼버렸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내에서도 이번 관세 조치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오린 해치 상원의원(공화·유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나는 중국의 기술 침해에 대항하기 위한 정부의 '타깃을 정해둔 노력(targeted efforts)'을 지지해 왔지만 오늘 발표는 타깃을 설정한 접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해치 의원은 "중국의 무역 관행에 대해 눈감을 순 없지만, 이번 조치는 미국 경제의 장기적인 번영을 추구하기 위한 중국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를 제공할 수 있는 전략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ah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