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남편에게 니코틴 원액 투여해 살해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 받았는데도 범행"
"인면수심 행태 막기 위해 중형 불가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영준)는 6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부인 송모(48)씨와 내연남 황모(47)씨에게 원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송씨는 황씨와 함께 남편 오모씨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몰래 혼인신고를 마쳤다"며 "이후 졸피뎀이 투여돼 무방비 상태인 오씨에게 니코틴을 투입하는 등 비열하고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씨는 2009년 결혼정보업체에서 만난 오씨와 6년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도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며 "황씨도 불륜을 지속하고 재산을 가로채려 했다는 점에서 반인륜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그럼에도 범행을 반성하기는커녕 계속 부인하고 진술을 번복하는 등 일말의 죄책감을 엿볼 수 없다"며 "배은망덕하고 인면수심한 행태가 다시 나타나지 않게 하기 위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질타했다.
다만 "송씨와 황씨도 인간으로 태어나 헌법상 보장되는 생명권을 보호받을 필요가 있다"며 "순간적인 탐욕으로 범행을 저지른 송씨 등에게 사형까진 내리는 건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송씨와 황씨는 2016년 4월 경기 남양주시 소재 자택에서 오씨가 잠든 사이 니코틴 원액을 주입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시신 부검 결과 비흡연자인 오씨의 몸에서 치사량 수준의 니코틴 1.95㎎/ℓ와 함께 수면제 성분 졸피뎀이 다량 검출되자 니코틴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다.
검찰 조사 결과 송씨는 오씨를 살해하기 두 달 전 혼인신고를 했으며, 오씨 사망 직후 10억원 상당의 재산을 처분하고 8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 중 1억원은 황씨에게 송금되기도 했다.
1심은 "DNA 등 객관적 증거는 없지만, 송씨가 오씨 사망 사실을 알고도 119 신고는 않고 상조회사에 연락한 점은 사회 통례에 어긋난다"면서 "황씨는 인터넷으로 실인 기술이나 방법, 니코틴 치사량 등을 검색하기도 했다"며 이들에게 모두 유죄를 인정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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