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수사 민감 시기에…검찰·법원 영장 갈등

기사등록 2018/07/05 17:43:13

'삼성 노조' 관련 영장 13건 중 2건만 발부

검찰 "다른 의도 의심" vs 법원 "매우 부적절"

법조계 "노동법 사건 기각 이례적이지 않아"

"노조 파괴 범죄, 법관들 인식 전환도 필요"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검찰이 의욕적으로 시작한 노동조합 관련 수사가 최근 법원 구속 심사 문턱을 번번이 넘지 못하면서 두 기관의 해묵은 영장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특히 이번 갈등은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 등을 수사하는 민감한 시기에 벌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성훈)는 최근 삼성 노조 관련 수사를 위해 총 13건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중 단 2건만 발부했다. 노조 와해공작 실무를 담당한 최모 삼성전자서비스 전무와 사측 자문을 맡았던 전직 장관보좌관 송모씨 영장이 전부다.

 앞서 청구한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와 전·현직 협력업체 대표 등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법원은 "증거 인멸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거나 "일부 피의사실은 법리상 다툴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같은 부서에서 수사 중인 양대노총 분열 공작 의혹 사건도 마찬가지다. 법원은 전날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구속영장도 "현 단계에서 범죄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검찰은 결과가 나온 직후 "납득하기 어렵다", "다른 기준과 의도가 의심된다" 등의 표현을 동원해 반발했다. 그간 다수 영장이 기각됐음에도 침묵하던 검찰 불만이 터져나온 모양새다.

 검찰이 거친 단어들을 동원해 공정성을 문제 삼자 법원도 대응에 나섰다. 법원 관계자는 "영장전담법관은 법리와 소명자료를 기초로 기록을 검토하고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공정하고 신중하게 구속영장 재판을 수행 중"이라며 "그 이외의 다른 어떠한 고려사항도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검찰 수사팀이 개별 사건 영장 재판 결과에 대해 뭔가 다른 기준과 의도에 대한 의구심이라고 표현하면서 영장에 대한 불만과 근거 없는 추측을 밝히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심히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노동조합법 위반 사건에서 구속되는 피의자 자체가 드물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부당노동 매뉴얼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부당노동행위로 구속 수사한 사례는 2건에 불과하다. 이번 영장 기각이 이례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다만 노동 기본권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법률사무소 휴먼의 류하경 변호사는 "노조 파괴 범죄라는 것은 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흉악범죄보다 파장이 크고 노조 구성원 전반에 대한 생존권 박탈로 이어진다"며 "중범죄로 다뤄야 한다는 법관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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