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임대소득 과세, 2000만원 기준과 형평성 고려해야
추가 과세대상 31만명,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탈 우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4일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 인하의 방향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내년에 시행하려면 올해 법을 고쳐야 하는데 성급하게 추진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내년에 시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위는 전날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기준선을 현행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내리는 권고안을 기재부에 전달했다.
재정개혁특위는 과세대상자 수가 9만여명(2000만원 이상자)에서 40만여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6년 귀속 기준 금융소득 1000만~2000만원 구간의 인원이 약 31만명에 달한다.
권고안을 내면서 기준금액 인하 시 금융 외 소득 규모에 따라 종합소득세율 과표구간이 달라질 수 있어 정확한 세수 효과 추정은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기재부 측은 주택임대소득과 형평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주택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는 과세가 안 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올해 말까지 비과세 혜택이 연장됐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부터 주택임대소득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더라도 임대소득과 금융소득 간 기준금액이 각각 2000만원과 1000만원으로 2배 가량 차이가 발생해 형평성 문제를 피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중요한 상황을 공청회 한 번 거치지 않았다는 것도 내년 시행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기재부는 당장 이달 25일쯤 세법개정안을 발표해야 하는데 공청회 등의 절차를 걸치기에는 시간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무엇보다 금융시장에서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탈 가능성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현재 금리를 감안했을 때 2000만원 가량의 금융소득을 얻으려면 자산은 8억원 정도여야 한다. 1000만원일 경우는 4억원 가량을 금융시장에 투자해야 한다.
과세 기준이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춰졌을 때 자산 4억원 이상, 8억원 미만의 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31만명이 조세회피를 위해 부동산시장 쪽으로 이동한다면 부동산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생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세법개정안 발표 예정일이 이달 25일인 점을 감안하면 재정개혁특위의 권고안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기재부로 넘어왔다"며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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