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동굴 소년들, 어떻게 구조 하나…"12명 수영 못해"

기사등록 2018/07/04 10:42:16 최종수정 2018/07/04 14:22:25

태국 10월까지 우기…물 빠지길 기다리면4개월 예상돼

소년들에게 잠수훈련 시켜서 데리고 나오는 방법 진행

2.5㎞ 가량 수영·잠수해야…12명 전원 수영도 할줄 몰라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지난달 23일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의 한 동굴 속에서 실종된 어린이 축구팀원 12명과 축구 코치 등 13명은 2일 영국 구조대에 의해 전원 생존해 있는 것이 확인됐다.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동굴에 들어갔다 실종된 태국 유소년 축구팀 선수 및 코치 등 13명이 열흘 만에 기적적으로 생존이 확인됐지만, 이들을 구조하는 과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4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동굴 내 물이 빠지기를 기다렸다가 소년들이 걸어서 나오는 방법과 소년들 스스로 수영 및 잠수를 통해 동굴을 탈출하는 방법 두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

 현재 구조대원 1000여명이 동원돼 동굴 내 배수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며칠 내 폭우가 다시 내릴 전망으로 소년들이 걸어서 동굴을 탈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 현재 진행중인 우기가 오는 10월까지 계속될 전망이기 때문에 물이 빠지기를 기다렸다가는 소년들이 4개월 가량 동굴 안에 더 머물러야 한다. 그러나 이 방법도 100%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폭우로 동굴 내 물이 더 불어나 소년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으며, 산소 공급도 원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태국 정부는 동굴 내 물이 고인 지역을 소년들 자력으로 빠져나오게 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이 경우 소년 1명 당 2명의 잠수부가 동행하게 할 방침이다. 그러나 동굴 내 물살이 센 데다 폭우로 진흙이 올라오면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매사이(태국 치앙라이주)=신화/뉴시스】2일 태국 해군이 배포한 사진에서 지난달 23일 실종된 어린이 축구팀원 12명과 축구 코치 등 13명이 모두 북부 치앙라이주의 한 동굴 속에 무사히 대피해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열흘 간 행방불명이던 이들 13명은 이날 영국 구조대에 의해 전원 생존해 있는 것이 확인됐다.    2018.7.3
아누퐁 파오진다 태국 내무부 장관은 "동굴 입구로 연결되는 주요 통로를 통해 밖으로 데려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지역에서는 소년들 스스로 잠수를 해야 한다"며 "특히 통로가 좁은 지역에서는 잠수부 동반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잠수는 쉽지 않다"며 "특히 동굴에는 좁은 통로가 있어 한번도 잠수를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년들은 12명 모두 수영도 할 줄 모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빙 전문가들은 소년들이 자력으로 최대 2.5㎞를 수영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태국 정부는 소년들에게 잠수훈련을 받게 하고, 잠수 장비 사용법도 교육할 방침이지만 좁은 통로에서 잠수 장비가 말을 듣지 않게 될 경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아누퐁 장관은 "소년들은 잠수 장비 사용법을 배워 스스로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만일 탈출 도중에 잠수장비가 없어지기라도 한다면, 위험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며칠 내 폭우가 내릴 전망이기 때문에 "대피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동굴 내 수위가 또 올라가면, 작업은 더 어려워 진다. 그 전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파콘 유콩캐 태국 네이비실의 해군 소장은 "안전이 최우선으로, 서두를 필요는 없다"라며 "구조에는 4개월이 걸릴 수도, 1개월이 걸릴 수도, 혹은 1주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선은 배수작업 등을 통해 동굴 내 수위를 낮출 것"이라며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대안을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대안이란 소년들에게 잠수훈련을 시키는 방법이다.

 그는 "준비가 된 사람부터 구조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소년들은 7명의 네이비실 다이버들 및 의사 및 간호사 각각 1명씩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피신해 있다고 확인했다.

 소년들 및 코치는 동굴 입구에서 약 4㎞떨어진 고지대 공간인 '팜비치'에서 발견됐는데, 구조대원들은 팜비치까지 2㎞ 가량 떨어진 공간에 구조 작업에 필요한 장비 및 음식물, 의료품 등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열흘간 동굴에 갇혀 음식과 물을 거의 먹지 못한 소년들과 코치에게는 체력 회복을 위해 비타민 및 무기질의 함유량이 높은 고에너지 음식물 등이 제공됐다. 또 다시 동굴 내 수위가 높아져 음식물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3일치의 식량이 제공됐으며, 산소탱크 등도 비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소년들이 가족과 연락할 수 있도록 전화선도 연결됐다.

 태국 정부는 구조 후 인근 병원에서 소년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13개의 병상을 마련하는 등 의료지원 계획도 마련했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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