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일각서 "마녀사냥식 수사될까 우려"
딸과 아내에 이어 총수까지 구속영장이 잇따라 청구되자 재계 일각에선 "잘못한 점은 분명 있지만 이러다 집안자체가 풍비박산 나는 거 아니냐. 여론에 힙쓸려 너무 마녀사냥식으로 몰아붙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청 형사 6부는 2일 조 회장에 대해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상 사기·횡령·배임, 약사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4월 12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건이 알려진 이후 사정당국은 한진그룹 일가에 광범위한 수사 및 조사를 벌여왔다.
검찰과 경찰을 비롯해, 법무부,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관세청, 국세청 등 11개 정부기관이 나서 한진그룹에 대해 전방위적 조사를 벌였고 대한항공 본사, 한진그룹 빌딩과 관계사, 조 회장 일가 자택 등에 걸쳐 압수수색만 십여차례 이뤄졌다.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조 전 전무에 이어 조 회장까지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포토라인에 선 것만 11차례다. 이 전 이사장과 조 전 전무에는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각각 법원과 검찰에서 기각된 바 있다.
부인과 딸에 이어 조 회장에까지 영장이 청구 되자 재계 일각에서는 무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구속영장은 도주 우려나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경우 청구되는 게 원칙이다.
조 회장이 도주나 증거인멸 가능성이 낮은 재벌 총수인 점을 감안하면 구속 영장을 청구한 건 '여론몰이식 수사'를 위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불구속 수사가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재벌 총수이기 때문에 보여주기식으로 구속 수사를 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잘못한 건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마녀사냥식 수사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사정기관이 총출동해 한 기업을 너무 몰아가려는 것 같은 인상이 짙다"며 "법리대로 처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에 이어 계열사인 진에어까지 국토부가 면허 취소 여부 검토에 나서는 등 불똥이 튀면서 항공업계의 우려도 크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을 등기이사에 등재한 것을 발견하지 못한 건 국토부의 과실임에도 진에어에만 면허 취소라는 과중한 처벌을 검토하는 건 옳지 못하다"며 "정부가 항공업 면허 허가를 두고 갑질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내년 창사 50주년을 앞두고 미래 비전 수립, 신규 항공기 투자 등을 결정해야 하는 중요 시점에 조 회장이 자리에 없으면 크게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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