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강대희 서울대 총장 최종후보, '성희롱·표절' 도덕성 논란

기사등록 2018/07/03 18:23:14

과거 술자리서 여기자에 스킨십 요구 성희롱 발언

정식 문제돼 서울대 주요 보직 물러난 사실 드러나

여교수 성추행 의혹도 제기돼 이사회서 심각 논의

서울대 연구진실성위는 "논문 중복게재 소지" 판단

강 후보측 "해당 기자에 사과하고 잘 끝난 일" 해명

"여교수 건, 피해자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어 당혹"

"논문은 연구윤리지침 따라 적절 인용…문제 없다"

강대희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차기 서울대 총장 후보로 최종 선출된 강대희(55)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가 과거 성희롱 사건으로 학내 주요 직책에서 보직해임됐던 사실이 뉴시스 취재 결과 드러났다. 강 교수는 최근 논문 표절 의혹도 받아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 조사 결과 일부 중복게재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립 서울대 총장 선출자를 둘러싼 도덕성 논란이 학교 안팎에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서울대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강 교수는 지난 2011년 6월께 다른 교수와 기자들이 함께한 술자리에서 동석한 모 언론사 여기자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기자들과 이른바 '러브샷'을 하다 술자리 맞은 편에 앉아있던 해당 여기자에게 스킨십을 요구하는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피해 당사자를 비롯한 기자들이 학교 측에 강력하게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교수는 당시 서울대 및 서울대병원에서 주요 보직을 맡고 있었다. 2010년 6월부터 서울대병원 대외정책실장으로 임명돼 대외협력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상태였으며, 당시 서울대의 핵심 사업이던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준비위원회' 내에 설치된 법인설립추진단의 부단장도 맡고 있었다.

 하지만 성희롱 발언 사실이 총장에게까지 전달 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되면서 강 교수는 사건 바로 다음날 두 보직 모두에서 전격 해임됐다. 해임 조치 이후 법인설립추진단 부단장은 8월1일자에 안덕근 국제대학원 교수로, 서울대병원 대외협력실장은 2011년 9월1일 이종구 전 질병관리본부장으로 각각 교체됐다.

 강 교수에게 제기된 성폭력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학내 여교수 성추행 의혹이 불거져 서울대 여교수회에서 의견을 전달하는 등 총장 선거 과정에서 강 교수에 대한 자질 논란이 지속적으로 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이사회는 지난달 18일 총장 후보자별 면접과 토론을 거쳐 투표를 실시했다. 결선 투표에 오른 강 교수와 이건우 교수가 전체 15표 중 각각 8표와 7표를 득표해 강 교수가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미투 바람이 거세게 이는 상황에서 강 교수에 관해 여기자 성희롱 및 여교수 성추행 의혹 건까지 제기돼 이사회 면접에서 문제가 됐다"며 "결선 투표를 앞두고 심각하게 논의가 돼 강 교수가 단 1표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당선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최근 본인 논문에 대한 표절 의혹이 제기돼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 조사를 거쳤다. 강 교수의 논문 6건 가운데 참고문헌까지 똑같은 이중게재 등 '자기표절'을 한 의혹이 있어 연구진실성위원회 예비조사위가 꾸려졌다. 자기표절은 자신의 저작 가운데 상당 부분을 똑같이 혹은 거의 비슷하게 재사용해 서로 다른 학술지 등에 발표하면서 원래 출처를 밝히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연구진실성위원회 관계자는 "논문 표절 여부에 관해 예비조사위 검토를 거쳤고 문제는 있지만 당시로서는 비교적 경미하다는 내용으로 며칠 전 교육부로 관련 자료를 넘긴 상황"이라며 "예비조사위에서 중복게재가 맞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 교수 측 관계자는 "기자 성희롱 건은 강 교수가 러브샷하는 과정에서 불편한 일이 있었지만 사과를 하고 상대 측도 사과를 받아들여서 잘 끝난 것으로 안다"라며 "보직해임이 됐다기보다는 사건 직후 본인이 직접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교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서는 "해당 여교수가 누구인지 직접 나선 게 아니고 강 교수도 기억할 수 없는 일이라 이사회에서 해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강 교수 측 다른 관계자는 논문 표절 문제에 대해 "총장추천위원회에 소명 자료를 내서 충분히 설명했다"면서 "6개의 논문 중 자기표절 논란이 인 2개의 논문은 원저가 아닌 '종설논문(review article)'으로, 이미 게재된 논문 및 저서를 저자의 승인 하에 다른 편저저가 편집해 출간하는 것에 해당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강 교수에게 학술지 편집자로부터 요청이 와서 중복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음을 사전에 통보하고 논문 출판을 진행한 것"이라며 "연구윤리지침에 따라 적절한 인용을 통해 자신의 연구성과를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서울대 총장 선거는 개교 72년만에 최초로 학생들까지 직접 정책평가단으로 참여한 선거다. 정책평가단의 의견을 합산한 총장추천위원회가 후보를 5명에서 3명으로 압축한 후, 이사회 면접으로 최종 1명이 선출되는 과정을 거쳤다.

 최종 후보자인 강 교수는 교육부장관의 임명 제청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 단계를 남겨두고 있다. 최종 임명이 될 경우 오는 7월20일부터 4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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