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GDP 19% 달하는 2940억 달러 규모 교역에 대응 가능"
"美, 상대국이 보복 안해도 140억 달러 수준 타격 입을 것"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328조원에 달하는 미국산 제품에 보복 조치를 하겠다고 위협했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미국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2940억 달러(328조원) 상당의 교역에 대응책이 적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U가 예고한 보복 조치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9%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330억 달러 수준이었던 미국의 자동차·부품 수입 액수와 맞먹는다.
EU는 이번 의견서에서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의 국내 자동차 생산에서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자동차 산업의 높은 상호 연계로 인해 미국 경제는 상대국들이 보복하기도 전에 상당한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른 GDP 타격을 130억~140억 달러로 추정했다.
EU는 "이같은 무역 갈등은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무역·성장·일자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동맹 관계를 악화시키며, 진정한 위협이 되는 공동의 전략적 도전으로부터 관심을 돌리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통해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이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시 적용했던 법으로 국가 안보 위협에 대응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다.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EU는 이같은 미국의 관세 장벽에 대한 정면 대응을 선언했다. 지난 22일 철강·알루미늄에 대응해 버번 위스키, 청바지, 오토바이 등 28억유로(약 3조6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 관세 조치를 발효했다. 또 미국이 자동차와 부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추가 보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미국과 EU간의 무역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 자동차 업계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GM은 지난주 미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수입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자동차 가격을 대당 6000 달러까지 높여 미국 기업들마저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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