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구 위치추적 안 되면 결국 검거 힘들어져"
"헌재가 기본권 침해로 본 건 너무 광범위한 해석"
"위치추적 한물간 기법…큰 영향 없을 것" 반응도
"통신수사 요건 명확히 하자는 것…법 개정 기대"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정보 취합이 제한돼 결국 피의자 검거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개인정보가 오남용 될 것이라는 단순한 우려만으로 피의자 검거에 필요한 정보 취득을 제한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다.
일선 경찰서의 수사과장은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의 요지는 위치추적이나 기지국 수사를 인정하는 범위가 광범위하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제 법원에서 위치추적을 허용하는 요건이 강화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도주한 피의자와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친구나 가족의 위치추적도 어려워질텐데, 이렇게 되면 사실상 피의자를 잡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다른 일선서의 수사과장은 "경찰은 개인사업자가 아니라 국가의 권한을 위임받아 그에 따라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국가공무원"이라며 "이런 활동에 기본권 침해가 있다고까지 보는 것은 헌재가 너무 광범위하게 해석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보편적으로는 문제가 없는데 오남용 우려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통신내역 수집 등을 막다 보면 범죄를 예방하고 피의자를 잡는 수사기관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라며 "허용하되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그 정보를 남용했을 때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헌재 결정이 경찰 수사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사실상 최근 사용하지 않는 기법일뿐만 아니라 이미 휴대폰 위치추적이나 기지국 수사 기법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한 경찰서장은 "초기에는 혈흔을 검사하는 '루미놀 반응' 기법을 사용하다 휴대폰이 보급되며 통신 수사가 대세가 됐고 이에 따라 휴대폰 위치추적이나 기지국 수사를 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해당 수사기법을 피의자들이 모두 알고 있어서 휴대전화 자체를 잘 사용하지 않아 중요사건 피의자 검거는 대부분 폐쇄회로(CC)TV 분석에 의존한다"라며 "(기지국 수사 등은) 이미 한물간 기법이기에 헌재의 이번 결정이 경찰 수사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또 "이미 경찰 내부에서도 기지국 수사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헌재 결정 또한 통신수사를 가능하게 하는 요건을 강화하라는 취지"라며 "이번을 계기로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 꼭 필요한 사건에 대해서만 위치추적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수사과장은 "헌재 결정은 막무가내로 위치추적을 금지한다는 게 아니라 정당한 사유가 아닐 때 제한을 가하자는 것"이라며 "다만 그 정당한 사유를 결정하는 법이 정교하게 개정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번 헌재 결정은 송경동 시인과 인터넷 언론 기자 A씨 등이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 13조1항과 같은 법 2조11호바목 등에 관한 헌법소원을 청구하며 시작됐다.
송 시인 등은 한진중공업 파업문제 해결을 위해 '희망버스'를 기획했고, 집회 직전 경찰이 법원에서 통신사실 확인 자료 제공요청 허가서를 발부받아 2011년 8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자신들의 휴대전화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한 사실을 확인했다.
2011년 12월 민주통합당 당대표 선출 예비경선을 취재했던 A씨는 다음 해 검찰이 자신의 통신사실 확인 자료를 확인했다고 통보하면서 기지국 수사 사실을 알게 됐다.
헌재는 이번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다만 헌재는 단순위헌으로 선언하면 수사기관이 위치정보 등 자료를 요청할 근거가 사라져 법적 공백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2020년 3월31일까지 국회를 통해 개선 입법될 때까지 위치정보 등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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