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서 첫 조사 12시간…'폭탄 선물' 줬나

기사등록 2018/06/29 10:27:44

"사실대로 얘기하겠다" "운명으로 받아들이겠다"

드루킹, 조사에 협조적…허익범 특검과 면담도

앞서 검찰 수사단계서는 거래 시도…진실공방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드루킹 김모 씨가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2018.06.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 김모(49)씨가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 첫 소환에서 12시간 가량 조사를 받는 동안 비교적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29일 특검팀 등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오후 2시께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은 뒤 이날 오전 2시께 구치소로 돌아갔다.

 김씨는 변호인 입회 없이 홀로 조사를 받았다. 그는 호송되는 과정에서 구치소 관계자에게 "특검에서 사실대로 얘기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 김씨는 특검 조사 과정에서 수사팀에 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 수사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보였던 만큼 수사에 유의미한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조사가 끝난 뒤 구치소로 돌아가기 전에는 허 특검과 잠시 면담을 하기도 했다.

 김씨의 이런 태도는 앞선 수사 때와 달라진 것이다. 김씨는 검찰 조사 단계에서 "폭탄 선물을 줄 테니 요구 조건을 들어 달라"고 하거나 '옥중 서신'을 언론사에 보내는 등 방법으로 강고한 입장을 보였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면담을 요청했다. 그는 담당 수사검사에게 "검사님께 폭탄 선물을 드리겠다"며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이 댓글 조작에 연루돼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내놓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검찰이 이를 거절하자 김씨는 "언론을 통해 밝히겠다"며 사실상 협박을 했고, 지난달 18일에는 한 언론사에 '옥중 서신'을 보내서 "검찰이 수사를 축소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검찰은 브리핑을 통해 김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당시 면담 과정이 전부 영상 녹화·녹음된 점을 강조하며 필요하다면 공개 여부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씨도 "자신 있다면 녹화·녹음 파일을 모두 공개하라"며 재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특검팀이 출범했고, 검찰은 김씨 수사 관련 자료를 모두 특검팀에 인계했다. 당시 면담 과정을 담은 녹화·녹음 파일 등도 모두 특검팀에 넘겨졌다. 특검팀은 이 자료를 분석한 뒤 전날 김씨 조사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김씨의 태도 변화 이유로 특검팀이 인계받은 녹화·녹음 등 객관적인 증거가 적잖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재경 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특검팀은 김씨가 검찰을 상대로 거래를 시도하려 한 정황이 담긴 증거들을 이미 분석한 상태에서 조사를 진행했을 것"이라며 "이 같은 증거 앞에서 피의자는 쉽사리 변명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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