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부회장은 이날 타이완 타이베이에서 열린 제63차 세계중소기업협의회(ICSB) 총회에서 ‘한국 중소기업과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통해 “한국경제는 2만 달러 수준에 머물러 3만 달러 시대로 진입하지 못하는 ‘신(新)중간소득함정’에 빠져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중기중앙회가 전했다.
신 부회장은 세계은행(World Bank)이 2006년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에 진입한 후 장기간 정체기를 겪는 것을 ‘중간소득함정(Middle Income Trap)’이라 정의한 것에 빗대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신(新)중간소득함정’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독일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에 도달하는 데 6년, 일본은 4년, 스위스는 단 2년이 걸린 반면 우리나라는 2006년 2만 달러를 처음 돌파한 이후 12년째 3만 달러 수준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진국 반열에 든 국가 중 1인당 국민소득이 2.5만 달러와 3.5만 달러 사이에서 장기간 정체 중인 대표적인 나라로는 한국, 일본, 이탈리아가 꼽힌다.
이와 관련해 신 부회장은 “우리경제는 ‘혁신’의 부재로 인해 신(新)중간소득함정에 빠졌다”며 “경제 전반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오너중심’과 ‘비용감축’을 우선시하는 ‘사업중심 기업가정신’에서 ‘직원중심’, ‘동기부여를 통한 창의적사고 배양’ 우선의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실행방안과 관련해서는 “중소기업들이 대기업 걱정 없이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이 우선 구축돼야 비로소 개별 기업단위에서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 꽃피울 수 있다”고 전제했다.
신 부회장은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같은 불공정거래 근절과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등을 통해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시안적 비용절감을 위해 협력 중소기업의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것이 결국은 품질 하락과 같이 네거티브적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는 것임을 대기업들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람중심 기업가정신’ 확산과 관련해 “각국 중소기업계와 학계 간의 보다 긴밀하고도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며 세계중소기업협의회가 그 핵심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세계중소기업협의회는 중소기업의 발전을 목적으로 1955년 미국에서 설립된 학술 연구자 중심의 비영리 국제단체로 현재 19개국에 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회원들이 위치한 85개국을 매년 순회하면서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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