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경기 만에 나온 첫 0-0 무승부에 8만 관중 야유 세례
프랑스와 덴마크는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C조 최종 3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프랑스가 2승 1무(승점 7)로 조 1위를 차지했고, 덴마크는 1승 2무(승점 5)가 되며 조 2위로 16강행을 결정지었다.
일찌감치 16강을 확정한 프랑스는 선발 라인업에 대거 변화를 줬다. 디디에 데샹 감독은 주전 골키퍼 위고 요리스를 비롯해 킬리안 음바페, 폴 포그바, 블레이즈 마투이디 등 주축 선수에게 휴식을 준다는 차원에서 1.5군을 출격시켰다.
하지만 두 팀은 전반 초반 잠시 치열한 중원 싸움을 벌인 것을 제외하고 강하게 상대를 몰아치거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골을 노리지 않는 듯 차분하고 조용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프랑스는 높은 볼 점유율과 덴마크보다 배나 많은 패스를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벽을 뚫겠다는 의지보다 말 그대로 공을 지키겠다는 듯이 볼을 돌릴 뿐이었다. 예술적인 볼터치와 정교함을 자랑하던 프랑스의 ‘아트 사커’는 중원을 겉돌기만 했다.
2패를 안고 있는 페루가 호주에 일찌감치 앞서면서 덴마크로서는 져도 16강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이 소식을 접했는지 90분 내내 수비벽을 높이는 데만 혈안이었다.
이번 대회는 매 경기 골이 터지면서 36경기 연속 0-0 무승부가 나오지 않고 있었다. 같은 시각 페루와 호주의 경기도 2골이 터지면서 골퍼레이드는 계속됐다.
7만8000여명의 관중이 운집한 이날 경기는 그렇게 졸전이 펼쳐졌다. 지루한 경기가 거듭되자 관중들의 함성은 야유로 바뀌었다.
양 팀 모두 후반에 교체 카드를 사용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는 듯 했지만 전술적인 변화는 없었다. 프랑스는 그저 의미 없는 패스를 남발하고, 덴마크는 이를 걷어내기를 반복했다.
결국 약속이나 한 듯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고, 두 팀은 서로가 원하는 16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이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머리를 감싸쥘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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