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덴마크, 어느쪽도 이길 마음 없었다…대회 첫 무득점

기사등록 2018/06/27 02:24:22 최종수정 2018/06/27 18:01:48

38경기 만에 나온 첫 0-0 무승부에 8만 관중 야유 세례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프랑스와 덴마크가 지리멸렬한 공방전 끝에 러시아 월드컵 첫 무득점 경기를 만들었다. 자신들이 원하는 16강 티켓을 손에 쥐었지만 전 세계 축구 팬들은 졸전을 펼친 두 팀에게 큰 실망감을 표출했다.

 프랑스와 덴마크는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C조 최종 3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프랑스가 2승 1무(승점 7)로 조 1위를 차지했고, 덴마크는 1승 2무(승점 5)가 되며 조 2위로 16강행을 결정지었다.

 일찌감치 16강을 확정한 프랑스는 선발 라인업에 대거 변화를 줬다. 디디에 데샹 감독은 주전 골키퍼 위고 요리스를 비롯해 킬리안 음바페, 폴 포그바, 블레이즈 마투이디 등 주축 선수에게 휴식을 준다는 차원에서 1.5군을 출격시켰다.

자력으로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무승부 이상의 결과가 필요한 덴마크는 수비에 무게를 두며 프랑스의 화력에 대응했다. 역습을 통해 골을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였다.

 하지만 두 팀은 전반 초반 잠시 치열한 중원 싸움을 벌인 것을 제외하고 강하게 상대를 몰아치거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골을 노리지 않는 듯 차분하고 조용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프랑스는 높은 볼 점유율과 덴마크보다 배나 많은 패스를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벽을 뚫겠다는 의지보다 말 그대로 공을 지키겠다는 듯이 볼을 돌릴 뿐이었다. 예술적인 볼터치와 정교함을 자랑하던 프랑스의 ‘아트 사커’는 중원을 겉돌기만 했다.

덴마크는 프랑스의 무딘 창을 막겠다고 이중, 삼중으로 수비라인을 촘촘하게 형성했다. 그렇다고 빠른 역습을 통해 공격 기회를 만드는 모습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2패를 안고 있는 페루가 호주에 일찌감치 앞서면서 덴마크로서는 져도 16강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이 소식을 접했는지 90분 내내 수비벽을 높이는 데만 혈안이었다.

 이번 대회는 매 경기 골이 터지면서 36경기 연속 0-0 무승부가 나오지 않고 있었다. 같은 시각 페루와 호주의 경기도 2골이 터지면서 골퍼레이드는 계속됐다.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경기에서 대회 첫 0-0 무승부가 연출되면서 38경기 만에 골 없는 경기로 기록됐다.


 7만8000여명의 관중이 운집한 이날 경기는 그렇게 졸전이 펼쳐졌다. 지루한 경기가 거듭되자 관중들의 함성은 야유로 바뀌었다.

 양 팀 모두 후반에 교체 카드를 사용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는 듯 했지만 전술적인 변화는 없었다. 프랑스는 그저 의미 없는 패스를 남발하고, 덴마크는 이를 걷어내기를 반복했다.

이 경기를 지켜본 프리미아리그 선수 출신 축구 해설자 디온 더블린은 "이번 월드컵 역대 최악의 경기라고 생각한다. 두 팀은 월드컵 분위기를 망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비난했다.

 결국 약속이나 한 듯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고, 두 팀은 서로가 원하는 16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이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머리를 감싸쥘 수밖에 없었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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