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가톨릭 신성 모독…"이런 멍청한 신은 누구냐"

기사등록 2018/06/24 16:59:25

두테르테 "사람 만들어 놓고 그것을 파괴하는 신 수용 못해"

【마닐라=AP/뉴시스】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0일(현지시간) 마닐라에서 열린 필리핀 군 창설 82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8.03.18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거침없는 행동과 막말로 유명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가톨릭 교리와 신성을 모독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2일 밤 남부 다바오시에서 열린 ICT 서밋 개막식에서 가톨릭교의 주요 교리에 대해 거침없이 비난했다.

 그는 "하느님은 외로웠다, 그래서 천국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지구다", "하느님은 (최초의 남성인) 아담을 만들고, 아담이 외로워서 그의 갈비뼈로 여자를 만들었다. 그러나 자신의 창조물에 대해 의심하고 시험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는 이어 "하느님은 뱀을 불러 이브에게 사과(선악과)를 주게 했고, 이브가 그것을 먹고 아담에게 먹게 해 죄가 탄생했다. 그래서 우리는 원죄를 갖고 태어났다"면서 "무슨 종교가 그러냐. 우리가 죄를 지은 아담, 이브와 무슨 관계가 있냐. 어떻게 그런 신을 믿을 수 있느냐, 나는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신은 어떤 완벽한 것을 만들고 그것을 파괴하느냐"면서 "이런 멍청한 신은 누구냐"고도 막말했다.

 필리핀은 전체 인구 중 86% 가량이 가톨릭교도로 알려졌지만, 두테르테가 가톨릭에 대해 비난과 막막을 쏟아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마약사범 단속에 대해 비판하는 가톨릭 주교들을 맹비난했으며, 지난 2016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닐라를 방문해 교통 체증이 발생하자 "개자식"이라며 욕설을 한 바 있다. 이후 그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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