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과거사 사건 판결은 원천무효… 재심해야"

기사등록 2018/06/11 14:54:25

민변 과거사청산위 등 13개 단체 기자회견

"과거사 청산 역행은 또 하나의 국가폭력"

"특별재판부·피해자 중심 특별법 마련해야"

"판례 변경하고 피해자에 재심 기회 줘야"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양승태 사법농단사건 과거사 피해자 회원들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과거사 사건 원고·피해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6.11.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이른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다뤄진 과거사 사건 관련 판결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면서 판례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과거사청산위원회와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과거사 관련 13개 단체는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명수 대법원장은 과거사 피해자들에게 박근혜 정권 대법원의 만행에 대해 사과하고 잘못을 바로잡을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는 과거사 청산을 유린한 박근혜 정권 대법원의 사법농단과 관련한 과거사 사건 판결이 원천무효임을 다시 한 번 선언한다"라며 "이를 심판하고 사법정의를 구현할 특별재판부, 국제 인권법을 기준으로 하는 피해자 중심 해결 원칙의 특별법을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또 "박근혜 정권 대법원이 청와대와 내통해 국가가 약속한 과거사 청산을 짓밟은 것은 또 하나의 국가 폭력이며 국가범죄다"라며 "국가범죄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 검찰은 고발된 양승태를 비롯한 사법농단 관련자들을 즉각 구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거쳐 특별재판부의 법정에 세워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이날 양 전 대법원장 시절 과거사 판결을 제시하면서 부당함을 주장했다. 이들은 "양 전 대법원장은 과거사 청산 과정을 '과거 정권의 적폐'라고 봤다"라며 "국가 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이 부당하거나 지나치며, 당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야 된다는 반인권적 입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라고 판단했다.

 이들은 "대법원이 2013년 5월16일 선고한 전원합의체 판결은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보고서만 믿고 국가배상을 결정해서는 안 되고, 시효는 민법상 시효정지의 경우에 준해 단기간으로 제한되어야 하며, 부득이한 경우라 할지라도 아무리 길어도 3년을 넘을 수는 없다고 했다"라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이 판결 이후 또 다시 소멸시효를 6개월로 제한하는 판결을 했다. 이로써 이 즈음 진행되고 있던 다수의 손해배상 청구 사건이 파기 환송되거나 패소하게 됐다"라며 "현재까지 진실화해위원회에서 결정한 인권침해 사건 45건 이상과 민간인 희생 사건 희생자 417명에 대한 사건이 시효소멸로 패소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양승태 사법농단사건 과거사 피해자 회원들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과거사 사건 원고·피해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6.11. photocdj@newsis.com
이들은 또 당시 대법원이 유신헌법에 근거한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가 고도의 정치성을 국가행위라고 보면서 국민 개인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점을 지적했다.

 단체들은 "법원은 긴급조치가 당시로서는 유효한 법규였던 만큼 이를 따른 공무원의 행위가 곧바로 불법행위는 아니라고 봤다. 국가의 불법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줬던 것"이라며 "조사단 발표 내용을 보면 그나마 대법원의 판단에 반해 상식적인 판결을 했던 법관에게 징계까지 검토한 것으로 나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원은 민주화운동보상법과 5.18특별법의 재판상화해 조항을 빌미로 보상금을 지급 받은 피해자들이 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을 받을 수 없다고도 했다"라며 "재판상 화해로 인한 패소 사례는 오종상 긴급조치 위반사건, 노동사건 관련 건 등 18건이 확인되고 있다"라고 열거했다.

 단체들은 "현재 진행 중인 과거사 관련 소송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지연이자 기산일 변경을 비롯한 소멸시효, 재판상화해, 긴급조치 등에 관한 판례를 변경하는 것이 그간의 잘못을 바로잡는 최소한의 일일 것이다"라며 "사법농단을 철저히 수사하고 그 책임을 물어 2차 피해를 겪은 이들에게 재심 기회를 열어줘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s.w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