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모지' 애플 '미모지' 경쟁...사용자들 반응은 '글쎄'

기사등록 2018/06/06 13:45:52

애플, '애니모지'이어 WWDC에서 '미모지' 선보여...향후 새 아이폰에 탑재

삼성전자 'AR이모지' 디즈니와 협업...애니메이션 스티커도 54종 확대 예정

국내 사용자들 "한 번 써보고 안 썼다", 해외서도 "기괴하다" 반응 '시큰둥'

'사용자와 닮았냐' 보다 '사용자가 원하는 모습' 구현할 업그레이드 이어져야

애플이 선보인 '미모지(Memoji)'와 삼성전자의 'AR이모지(AR Emoji)'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스마트폰 업계에 증강현실(AR) 기능을 이용한 이모지(Emoji) 바람이 불고있다.

이모지는 사용자의 얼굴을 움직이는 이모티콘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업체들은 커뮤니케이션이 글에서 이미지로 바뀌는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이 같은 기능을 내놓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4일(현지시간) 열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아이폰X에 탑재된 '애니모지(Animoji)'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미모지'(Memoji)를 선보였다.

애니모지가 사용자의 표정을 기반으로 캐릭터나 동물을 이모티콘으로 만들어줬다면, 미모지는 사용자의 얼굴을 닮은 이른바 '아바타 캐릭터'를 생성해주는 서비스다. '미모지' 기능이 추가된 iOS12는 올 가을 출시될 차세대 아이폰부터 탑재될 예정이다.

AR 기술을 활용한 이모지는 애플의 '애니모지'부터 시작됐지만 사용자 얼굴 특징을 파악해 닮은 아바타를 생성하는 기능은 삼성이 먼저 내놓았다. 삼성의 갤럭시 S9는 눈, 코, 입 등 100개 이상의 사용자 얼굴 특징을 파악해 닮은 아바타를 생성할 수 있는 'AR 이모지' 기능을 탑재했다.

AR 이모지 스티커는 카메라에서 ‘AR 이모지’를 선택한 후 셀피를 촬영하면, 나만의 이모지와 함께 자동으로 생성된다. 키보드와 갤러리 앱에 GIF 형태로 저장되어, 메시지 앱 뿐 아니라 다양한 메신저 플랫폼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3D 센서가 아닌 2D로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하기 때문에 세밀한 감정을 표현하는데는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이에 삼성은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자동적으로 생성되는 애니메이션 스티커의 수를 18개에서 36개로 늘렸고, 여기에 몇개월 내에 18가지 이상의 표현을 추가해 AR 이모지 스티커를 54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또 삼성은 디즈니 등 유명 캐릭터를 보유한 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삼성은 디즈니와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인크레더블, 주토피아, 겨울왕국 등 다양한 캐릭터로 AR 이모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갤럭시 S10부터는 3D 카메라 탑재로 이같은 기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소식도 있다.

삼성과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가 이모지 기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하드웨어적인 부분에서 기술의 평준화 상황을 맞닥뜨리면서 소프트웨어로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를 꾀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다만 이모지 기능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은 대체로 시큰둥하다.

한 아이폰X 사용자는 "처음엔 애니모지가 신기해서 한번 해봤지만 별로 쓸 일이 없다"면서 "재미있고 창의적인 기능임엔 분명해 보이지만 반짝 유행에 그칠 것 같다"고 말했다.

갤럭시 S9 사용자도 "이모지 캐릭터가 나를 닮긴했는데, 얼굴이 잘생긴 편이 아니라서 내가 보기에도 흉하다. 굳이 활용하고 싶은 생각이 안든다"면서 "AR 스티커 딱 한번 만들어 보고 안 쓴다"고 말했다.

다른 스마트폰 사용자는 "이모지 기능은 아이폰 아이메시지(iMessage)나 일반 문자를 많이 쓰는 미국 등 해외 유저를 겨냥한 기능이다. 카카오톡을 주로 쓰는 우리나라에선 글쎄..."라며 "해외 유저들 사이에서도 삼성과 애플의 이모지 결과물에 대해 기이하다, 기괴하다(creepy, weird)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본인과 닮은 캐릭터에 만족하는 사람도 있고 그 모습에 어색해 하는 사람도 있다. 이모지가 대중적으로 사용될 것이냐 아니냐에 대한 전망은 아직 반반인 것 같다"면서도 "다만 향상된 카메라 기능을 갖춘 최신 스마트폰이 기존에 나온 스마트폰과 차별화되는 기능임엔 틀림없다. 삼성과 애플의 이모지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에 앞서 스마트론 이모지의 핵심은 '얼마나 사용자와 닮았냐'가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지느냐’하는 것"이라며 "이런 소비자의 욕구에 맞게 얼굴 형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넣어 이모지의 더욱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 되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jm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