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요구 '단계적 조처' 어느 정도 인정
트럼프, 재선 전인 2020년까지 단계적 비핵화 마무리 지을 듯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과의 회동 이후 "그것(싱가포르 회담)은 시작이다. 한 번에 (비핵화가) 될 거라고 얘기하지도 않을 것이고 그렇게 얘기한 적도 없다"며 "나는 12일에 무언가에 사인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한 번의 정상회담으로 될 것이라고 얘기한 적 없다"고 언급했다.
트럼프의 이러한 발언은 그간 미국 정부가 요구해온 '일괄 합의, 일괄 이행'이라는 해결 방식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는 비핵화 단계별로 미국이 보상하는 '단계적·동시적' 이행을 해야한다는 북한 입장을 어느 정도 받아들인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는 비핵화하는 프로세스와 검증의 복잡성, 평화협정 등 체제 안전보장 절차의 까다로움 때문에 한 번에 모든걸 해결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는 "국제사회의 비핵화에 대한 과거 경험적 사례와 참모들의 여러 조언으로 한 번에 해결할 수 없다고 인식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정상 차원에서 큰 틀의 로드맵을 일괄타결 하되, 이행은 단계적으로 이행하고 보상은 행동 대 행동 원칙으로 한 한반도식 비핵화 해법으로 가게 될 수 밖에 없다. 미국 측 입장처럼 한 번에 다 해결하는 것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12일에 사인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은 회담 직전까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촉구하며 압박을 주고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도 있다.
양 교수는 "'결단이 남아있다', '12일이 비핵화의 시작이다',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 등 트럼프의 발언들은 의도가 명확치 않은 것은 김정은에게 결단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며 "미국 내부에서 북한의 경제제재 해제와 체제보장과 관련된 수교 부분이 의회와 아직까지 협조체계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일괄 이행'을 얘기한 것은 협상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고 미국의 입장을 최대치로 강하게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행 시한이다. 북한은 비핵화에 소요되는 기간을 최대한 끌려고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재선 직전까지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마무리 지으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해이자 북한의 국가경제개발 5개년 전략이 끝나는 2020년은 두 정상간에도 리더십을 보여야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에 재선 캠페인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남은 임기 2년 안에 단계적인 비핵화 과정을 끝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입장을 반영하면서도 자신의 입장이 상당히 반영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한 번의 회담에서 끝나지 않고 여러차례 실무적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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