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벽 부풀어 올라 구청에 민원"
용산구청 "이상 징후 관련 민원 없어"
일부 주민들은 이상징후를 감지하고 관할구청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고 역시 예고된 인재(人災)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관할구청은 민원을 접수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 향후 붕괴 원인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갈등을 빚을 소지도 없지 않다.
3일 서울 용산의 4층짜리 상가 건물이 무너져 1명이 다리 등의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아직까지 붕괴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소방당국은 전문가를 통해 사고원인을 파악 중이다.
이 건물 상가 1층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이모(60)씨는 기자들과 만나 "지난 5월 초부터 건물 벽이 부풀어 올라 이상함을 느꼈다"며 "처음에는 그냥 도배지가 떠 있는 것인가 싶어 큰 문제를 못 느꼈다. 그런데 만져보니 딱딱하고 이상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상가 건물이 완파된 데 대해 "가게를 하던 터전이 사라져서 허망하다"고 덧붙였다.
일부 주민들에 따르면 한 주민이 이 '벽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에 대해 서울 용산구청에 민원을 넣었다. 그러나 구청 측은 민원이 접수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이 사고로 상가 건물에 거주하던 이모(68·여)씨가 팔, 다리를 다치고 발바닥에 화상을 입어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씨의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 당시 해당 건물 1층, 2층에 위치한 음식점은 영업을 하지 않는 상태였고 3층, 4층 거주자 4명 중 이씨만 건물 안에 있었다. 3층은 건물주의 집으로 쓰였고, 4층에는 이씨 등 2명이 살았던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했다.
현장엔 소방대원 132명 등 207명이 투입됐다. 오후 4시부터 전문가들이 안전진단을 진행하며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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