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선택, “모터 달린 제품은 LG”로 굳어져
모터 개발만 57년, 외부서도 인정받는 부품 기술력
특허 경쟁력과 품질보증도 세계 최고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LG전자 생활가전이 쾌속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에서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는 올 1분기 11.2%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월풀, 일렉트로룩스 등 주요 글로벌 생활가전 업체들의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이 2%대인 점을 감안하면 LG 생활가전의 영업이익률은 클래스가 다르다. 업계 라이벌인 삼성전자에서 생활가전과 TV를 담당하는 CE부문이 같은 기간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2.9%로 LG전자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생활가전이 다른 제조사들의 가전제품과 차별화되는 이유가 모터와 컴프레서의 탁월한 성능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 “모터 달린 제품은 LG”로 굳어져
모터와 컴프레서는 생활가전의 효율과 성능을 결정하기 때문에 ‘가전제품의 심장’으로도 불린다. LG전자가 내재화한 부품 기술력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 소비자들 사이에서 “모터가 달린 제품은 LG”가 굳어지고 있을 정도다.
LG전자는 H&A사업본부 산하에 모터와 컴프레서를 전담해 연구·개발하는 ‘부품솔루션사업부’를 두고 있다. 핵심부품의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국내직원만 500여 명에 이른다.
이는 LG 생활가전이 핵심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완벽한 수직 계열화가 가능하다는 데 의미가 크다. 제품개발 초기부터 부품솔루션사업부가 참여하기 때문에 제품이 최고의 성능과 효율을 낼 수 있도록 맞춤형 부품을 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핵심부품을 외부로부터 공급받아 완제품을 만드는 다른 업체들에 비하면 경쟁력이 생긴다.
또 다른 장점은 프리미엄 부품에 대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단가가 높은 고성능 부품을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프리미엄 제품뿐 아니라 일반형 제품에도 모두 고성능 부품을 탑재하는 것이 가능하다. 결국 고객들이 다양한 제품을 보다 합리적으로 구매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져 자연스레 경쟁력이 올라가는 구조다.
◇LG 생활가전 혁신의 일등 공신은 ‘모터’와 ‘컴프레서’
탁월한 부품 성능은 가전제품의 뛰어난 성능, 내구성, 에너지효율 등으로 직결된다. LG전자가 생활가전 분야에서 혁신제품을 지속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이유다.
‘DD(다이렉트 드라이브, Direct Drive) 모터’는 LG전자를 세탁기 명가로 올려놓은 일등 공신이다. LG전자는 1998년 세계최초로 모터와 세탁통을 직접 연결해 소음과 전기 소모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DD모터를 개발했다. 기존의 세탁기들은 세탁통과 모터를 별도 벨트로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LG 세탁기는 DD모터의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LG 세탁기는 두드리기, 주무르기 등 강력하면서도 섬세한 손빨래 효과를 구현한 ‘6모션’이 가능해 강력한 세탁성능을 제공할 뿐 아니라 에너지효율과 내구성도 높다.
또 LG전자가 2001년 세계최초로 냉장고에 적용한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Inverter Linear Compressor)’는 LG 냉장고를 차별화하는 대표기술이다. 냉장고에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를 적용하는 것은 LG전자가 유일하다.
선형의 모터가 ‘직선운동’을 하는 리니어 컴프레서는 부품이 구조적으로 단순해 내구성이 뛰어나며 동력 전달과정에서 에너지손실이 없다. 또 모든 리니어 방식은 모터 속도를 자유자재로 구현하는 인버터 기술을 적용하고 있어 냉장고를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일반 컴프레서는 냉매를 압축하기 위해 모터의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바꾸는 동력 변환과정에서 에너지손실이 발생하고, 별도 장치들이 필요해 부품구조가 복잡해진다.
LG전자는 1962년 선풍기용 모터를 생산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57년 동안 모터와 컴프레서에 대해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
전세계 가전업체를 보더라도 모터와 컴프레서를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는 곳은 드물다. 모터와 컴프레서는 기계산업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제품 개발, 품질 검증 등의 과정을 통해 기술을 축적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가 필요하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제품의 핵심인 모터와 컴프레서를 절대 외부에 맡길 수 없다”며 “지난 90년대 말 외환위기 속에서도 핵심부품인 모터와 컴프레서를 위한 연구인력과 투자는 오히려 늘렸다”고 강조했다.
해외 가전업체들도 앞선 기술과 뛰어난 품질의 LG전자 모터와 컴프레서를 앞다퉈 가져가고 있다. LG전자가 생산하는 전체 컴프레서 가운데 1/3 이상이 외부 업체에 판매된다. 또 재작년부터 시작한 모터 외부판매는 매년 2배 이상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허 경쟁력과 품질보증도 세계 최고
LG전자는 핵심부품에 대한 특허도 대거 확보하고 있다.
LG전자가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와 관련해 국내에서 등록한 특허 수만 900건이 넘는다. 또 미국에서 157건, 유럽에서 33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또 LG전자는 DD모터와 DD시스템에 대해서도 국내에서 70여 건에 이르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에서는 각각 47건, 20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LG전자는 업계 최초로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와 DD모터에 대해 10년 무상보증도 실시하고 있다.
유럽 최고의 규격인증기관 VDE(Verband Deutscher Elektrotechniker)도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와 DD모터에 대해 각각 20년과 22년 수명을 검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내구성을 인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교체주기가 1~2년 남짓인 IT기기들과는 달리 생활가전은 한 번 구매하면 길게는 10년을 사용하는 호흡이 긴 제품"이라며 "탁월한 핵심부품 기술력을 내재화해 성능과 효율, 내구성을 모두 갖춘 LG 생활가전이 잘 팔릴 수 밖에 없는 진짜 이유"라고 말했다.
jm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