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부장관, "예루살렘 대사관 이전은 갈등만 조장하는 서툰짓"

기사등록 2018/05/14 21:29:29

영, 불, 독 등은 이전 기념 전야 리셉션에 불참해

【예루살렘=AP/뉴시스】13일(현지시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식을 하루 앞두고 예루살렘의 거리에 미 대사관으로 가는 길을 나타낸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20185.14.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이 행정 도시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14일 하오4시(한국시간 밤10시) 이전 개원하는 가운데 러시아 외무부 부장관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 간의 갈등을 부채질하는 짓이라며 미국을 비난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미하일 보그다노프 외무 부장관은 이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 대사관 장소 이동을 "근시안 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관은 미국의 결정은 "국제사회 대부분의 입장과 배치된다"면서 가자 지구 주변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이-팔 간의 대규모 대치전을 촉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전격 인정하면서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지시했다.

예루살렘 중 서반부만 이스라엘 땅이었으나 1967년 6일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이 거주하고 있던 동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곧 병합했다. 행정 수도 텔아비브는 지중해 변에 있으며 예루살렘은 내륙 가운데에 위치하며 동 예루살렘은 또다른 점령지 요르단강 서안 지구와 닿아있다.

이스라엘은 1980년 예루살렘을 수도로 한다는 법률을 제정했다. 팔 인들은 서안지구 및 가자 지구 등으로 이뤄질 장래의 독립 국가 수도를 동 예루살렘으로 상정하고 있었다.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간에 오슬로 평화협정이 서명될 때 예루살렘의 지위는 양측이 협상해서 정하기로 하고 했다.

미국은 1995년 텔아비브 소재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것을 법률로 명시했으나 이후 대통령들이 차례로 이를 연기 조치했다. 그러던 중 2017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선언한 것이다.

14일 예루살렘으로 오는 미 대사관은 현재 서 예루살렘과 동 예루살렘 분계선에 걸친 언덕에 소재한 미 영사관 건물 일부에 입주하는 형식의 임시 이전이다. 정식 대사관 건물 부지는 아직 결정되지도 매입되지도 않았다.

텔아비브에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열고 있는 86개국 중 미국을 따라 예루살렘으로 대사관 이전을 발표한 나라는 없고 우루과이 등 남미 몇 나라만 검토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외무부가 13일 밤 개최한 미 대사관 이전 기념 리셉션에 미국의 맹방인 영국, 프랑스 및 독일을 포함 반 이상의 나라가 참석하지 않았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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