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이 언급한 '오크리지' 어떤 곳?…세계최초 원폭 탄생지

기사등록 2018/05/14 12:03:12

우라늄 농축시설,에너지 계획 연구소, 원자로,국가안보단지 등으로 구성

리비아가 넘긴 핵무기 및 시설도 오크리지에 보관

【서울=뉴시스】미 테네시주 오크 리지의 오크 리지 국립연구소(ORNL). 이곳은 테네시대학 바텔 캠퍼스에서 관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미 테네시대학 웹사이트>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존 볼턴 미 국가안보 보좌관이 13일(현지시간) ABC 방송에서 북한의 핵 폐기는 북한의 핵무기를 테네시주 오크 리지를 가져오고, 북한의 우라늄 농축 능력 및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을 제거하는 것이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볼턴이 오크 리지를 언급한 것은 이곳이 핵무기를 포기한 리비아가 넘긴 핵물질 및 핵폭탄의 디자인, 핵무기 생산 관련 장비 등이 보관돼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볼턴은 국가안보 보좌관이 되기 직전 자유아시아라디오(RFA)에 북한의 비핵화는 반드시 과거 리비아가 핵을 포기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당시 그는 북한이 오크리지로 핵물질 및 핵개발 기술을 넘기기를 거부한다면 핵개발을 계속하려 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북한으로부터 핵물질 및 기술들을 넘겨받아 보관하려 하는 오크 리지는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이 만들어졌던 곳이며 이후 미국 핵 연구의 중심지로 자리잡은 곳이다.

 76년 전인 1942년 미국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있었다. 미 테네시주와 워싱턴주, 뉴멕시코주 등 3곳에 갑작스럽게 도시 3개를 건설하는 공사가 급속도로 진행된 것이다. 이 도시들은 1943년 완공됐지만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지도에 표시조차 되지 않는 등 전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었다. 이들 3개 도시들은 테네시주의 오크 리지와, 워싱턴주의 핸포드/리치랜드, 뉴멕시코주의 로스 알라모스로, 미국은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와 원자폭탄 개발 경쟁을 벌이기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의 핵 연구를 위해 3개 도시를 급조했다.

 핵무기 생산의 중심지이던 오크리지에는 우라늄 농축을 위한 K-25와 K-27 시설, 미 에너지부의 다양한 에너지 계획을 담당하는 오크 리지 국립연구소(ORNL), 세계 최초의 X-10 흑연감속형 원자로, 고농축 우라늄 물질을 관리하는 Y-12 국가안보단지 등이 들어서 있다.
 
 오크리지는 2차 대전 종전을 가져온 원자폭탄 제조로 유명해지고 이후 원자력 연구의 중심지로 자리잡으면서 한동안 확장을 계속했지만 지금은 과거와 달리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원자력 연구는 계속되고 있지만 핵관련 시설에서 일하던 많은 근로자들이 암 등 질병에 걸려 숨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제는 기피 대상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에너지노동자직업병보상프로그램법*EEOICPA, Energy Employees Occupational Illness Compensation Program Act)이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5만20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원자력 감염에 따른 암 발병 등으로 인한 사망 및 질병 치료 등으로 보상을 받았다. 1인 당 보상 한도는 최소 15만 달러(약 1억6000만원)에서 최고 40만 달러(약 4억2600만원)으로 지금까지 지급된 보상액수는 약 150억 달러에 달한다.

 dbtpw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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