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에 '부시 향수' …트럼프 덕에 부시 재평가

기사등록 2018/05/14 13:42:09
【 저지시티=AP/뉴시스】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리버티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열린 프레지던츠 컵 골프 대회에 참석해 1라운드가 시작되기 전 관중들을 향해 웃고 있다. 2017.09.29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덕에 재평가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논쟁적인 정책들과 언행으로 비판을 받으면서, 부시 전 대통령이 8년간의 재직기간동안 행한 정책들과 개인적인 인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WP에 따르면,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애틀랜틱 카운슬 주죄 행사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탁월한 국제 리더십 상'을 수상했다. 이날 행사에는 약 70개국에서 800명 이상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은 "진정한 리더십은 궁극적으로 진짜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WP은 부시가 대통령 직에서 물러난지 9년이 흐른 현재 워싱턴에서 '부시 노스탤지어(향수)'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공화당원들 사이에선 트럼프를 제외한 마지막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었던 부시가 상대적으로 원리원칙적이고 배려심이 있는 리더로 재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리버럴한 성향들의 사람들까지도 부시의 좋은 자질을 이전에는 알지 못했다고 인정할 정도라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시가 시간이 지날 수록 지금보다도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도 하다.

부시가 퇴임할 당시 그의 지지도는 33%였다. 하지만 지난 1월 CNN 여론조사에선 미국인 61%가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WP는 누구도 크게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지만, 부시가 이렇게 퇴임 후 인기가 높아진 이유는 트럼프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부시에 대한 현재의 재평가 분위기는 그의 정책에 대한 재평가라기 보다는 그의 개인적 캐릭터에 대한 향수라고 분석했다.

 한 공화당 선거자금 모금자 역시 WP에 "부시는 헌법과 대통령다운 행동거지, 그리고 자신의 부인에 대한 진짜 충실했던 사람,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부시가 퇴임 후 정계와는 거리를 두면서 그림을 그리며 소일하고, 자선사업에 헌신하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나 인권운동가인 가수 보노 등과 어울리기는 등 전직대통령으로서 바람직한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서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WP은 지적했다.

 aer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