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폴란드군 학살 묘사 '카틴'상 이전 타결

기사등록 2018/05/14 07:27:18

"도시 미관 위해" 옮기려는 시 당국과 폴란드단체 충돌

【저지시티( 미 뉴저지주) =AP/뉴시스】 뉴욕시 맨해튼과 붙어 있는 저지 시티 부두가의 '카틴 대학살' 추모동상.  1940년 소련군에게 희생된 폴란드 장교들을 기념해 폴란드계 단체가 30년전 건립한 이 동상은 너무 끔찍하다는 이유로 시 당국이 이전을 추진하면서 주민들과 충돌했다.   
【저지시티( 미 뉴저지주)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뉴욕 최대의 번화가 맨해튼과 붙어 있는 뉴저지 부두가의 1940년 카틴의 폴란드군 학살을 상징한 유명한 동상이 오랜 찬반 격돌 끝에 마침내 옮길 수 있게 되었다.

 저지시티 스티브 펄롭시장과 이 지역 폴란드계 단체들은 마침내 이 '카틴 기념동상'을 이전하기로 합의 했다고 12일 저녁(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전과 관련된 자세한 정보는 14일에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 출신의 펄롭 시장은 트위터로 합의 사실을 알리면서 이번 합의가  양측의 "윈-윈"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뉴욕 최대의 번화가와 맞붙은 이 도시 부두의 명물(흉물)을  옮겨서 도시 환경을 미화한다"는 시 당국의 목적과  " 가장 눈에 띄는 곳에 두어서 2차대전 폴란드군의 학살사건을 추모하고 존경과 애도를 표해야 한다" 폴란드계 단체들의 요구가 타결되었다는 것이다.

  그 동안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저지시티 시당국이 이 동상이 현재 서있는 광장 일대의 도시 재건축을 하려고 할 때 재건축 위원회가 이 동상이 "너무 끔찍하다"며 어딘가 다른 곳에 설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되었다.

 2차대전 초기에 독일군과 함께 폴란드를 침공한 소련군이 폴란드군 장교들을 카틴의 숲속에서 무참히 학살한 '카틴 학살'을 표현한 것이 이 동상이다.   몸이 묶이고 재갈이 물린 폴란드 군인 한명의 몸을 장총이 총검째로 꿰뚫은 형상이어서,  폴란드사람들외의 주민이나 뉴욕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너무 극심한 충격을 준다는 논란이 있었다.

 영화 "카틴"으로도 만들어진 '카틴 숲의 홀로코스트'를 잊지 않겠다는 폴란드 단체들과  저지시티 당국의 격돌은 올들어 폴란드와 유럽에서도 최대의 뉴스로 떠올랐다.

 마침 2차대전 당시 폴란드인이 나치 독일에 부역했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과 폴란드 총리의 부역사실 언급자 처벌 방침으로 홀로코스트관련 시비가 세계 뉴스로 재조명 되면서,  미국의 이 동상 이전 문제도 국제적인 관심사가 되었다.

폴란드 정부는 이에 동상 이전 문제가 양측에 모두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타결된 것에 대해 만족한다고 13일 성명을 발표했다. 

 "양측이 모두 폴란드인, 유대인, 우크라이나인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존중심으로,  이 전적으로 불필요한 논란에 대해 평화적인 해결책을 발견한 데 만족한다"고  마테우시 모라비에스키 총리실은 발표했다.  

 뉴저지의  '카틴' 추모동상은 30년 전 폴란드계 미국인들이 성금을 모아 건립한 것이다.  폴란드 단체들은 뉴욕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이 부두가에 서있어야 극적인 효과를 더 한다며 이전에 대해 강력히 반대해왔다.

 cm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