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표현물 게시' 국가보안법 위반 50대 무죄

기사등록 2018/05/09 10:55:22
 【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이적표현물을 게시하거나 북한군이 사용하는 군가 등을 이동식 저장매체(USB)에 보관한 혐의로 기소된 50대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5단독 최철민 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등) 혐의로 기소된 A(53)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 씨는 2014년 3월17일 오전 0시31분께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모 블로그에 '적대 정책에 대한 북녘동포들의 견해를 보여주는 보도'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는 등 2013년 12월30일부터 2015년 12월29일 까지 총 28회에 걸쳐 북한의 주의·주장에 동조하는 글을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4년 12월28일 오후 1시48분께 자신의 집에서 USB에 북한군이 사용하는 군가를 저장한 뒤 이를 2016년 6월30일 오전 8시45분 까지 보관한 것을 비롯해 2012년 11월17일부터 총 11회에 걸쳐 USB·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이적표현물을 보관 뒤 2016년 6월30일 까지 소지한 혐의도 받았다.

 최 판사는 "문제가 된 각 표현물 중 일부는 반국가단체인 북한 또는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미화·찬양, 북한의 사회주의 또는 군사력의 우월성 선전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 대한민국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또 다른 일부는 북한의 주장과 유사하기는 하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을 비하하는 것을 넘어 북한을 찬양하는 등 대한민국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아 국가보안법에서 정한 이적표현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적행위의 목적 여부에 대해 최 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간접사실을 종합해 보더라도 A 씨가 각 표현물을 반포하거나 소지할 당시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 볼 수 없다"고 밝혔다.

 A 씨는 자신의 양심과 가치관에 비춰 옳다고 생각하는 이론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면서 자료를 게시하거나 보관한 것일 뿐이며 북한이나 그 구성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 판사는 "A 씨가 해당 블로그를 홀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 외 다른 단체에 가입해 활동했다거나 다른 단체 등이 주최하는 집회·시위에 참여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또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통일·역사·과학·의학·사진·춤 등 다양한 분야에 관한 글을 직접 작성하거나 다른 사람이 작성한 글을 전재해 왔다. 공소제기된 사건의 표현물들은 이 같은 글들 중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을 이용한 반포 행위가 접근성·파급력 등에 있어 상당한 위험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A 씨 또는 A 씨와 관련이 있는 사람·단체 등이 북한 등 반국가단체와 연계돼 있다는 점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A 씨의 행위만으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할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persevere9@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