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행정부 합의 파기땐 나쁜 선례 남길 것"
2006~2009년 중국의 주 북한 대사를 지냈던 류샤오밍 (劉曉明) 주 영국 대사는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런던지사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이 지켜보고 있다. 만일 미국정부가 전임 행정부가 체결한 협의를 탈퇴한다면 이는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류 대사는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북한과 관련된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북한과의 협상에서는) 두 걸음을 나아가면 한 걸음을 물러설 줄 알아야 한다. 때로는 한 걸음 나가갔으면 두 걸음 물러서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서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보복의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위험을 불러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선순환을 기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그러나 북한이 미국의 JCPOA 탈퇴에 관해 공공연한 우려를 보이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류 대사는 중국은 JCPOA 유지를 지지하는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은 이란과 체결한 JCPOA 당사국의 일원이다. JCPOA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지난 2015년 7월 14일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독일 등 6개국이 이란과 체결한 협정이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 중단을 대가로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푸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JCPOA 체결 이후 제정된 코커-카딘(Corker-Cardin)법에 따라 이란의 핵합의 준수 여부를 90일마다 의회에 통보해야 한다. 또한 120일마다 JCPOA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미국이 JCPOA 파기 여부를 결정하는 다음 시한은 오는 5월 12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트위터 계정에서 “내일 오후 2시(한국시간 9일 오전 3시) 백악관에서 이란 핵 합의에 대한 나의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JCPOA를 “미국 역사상 최악의 거래이자 가장 한쪽으로 치우친 거래였다”라고 비난해 왔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최근 대 이란 강경파인 폼페이오와 존 볼턴을 각각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지명한 점을 지적하면서 JCPOA를 파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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