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30살]1989년 5월6일 첫 개점…24시간 영업하는 슈퍼마켓

기사등록 2018/05/03 05:40:00

올림픽아파트 첫 편의점 오픈

편의점이 신기했던 소비자들 구경

24시간영업의 '충격'…컵라면과 슬러쉬로 인기

【서울=뉴시스】1989년 5월6일, 서울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 선수기자촌(올림픽아파트) 상가에 우리나라 첫 편의점이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 첫 편의점의 당시 사진. (제공=세븐일레븐)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1989년 5월6일,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편의점이 생겼다. 슈퍼마켓 위주 골목상권이 전부였던 시대에 편의점이 첫 발을 뗀 것이다. 올해 30살을 맞은 편의점은 전국 4만여개로 늘었다. 골목마다 편의점이 없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것이다.

◇1989년 5월6일 첫 편의점 상륙 '세븐일레븐 1호점'
 
 우리나라 첫 편의점은 서울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 선수기자촌(올림픽아파트) 상가에 들어선 세븐일레븐 1호점이다. 1989년 5월6일이었다. 이곳이 선택된 이유는 간단하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였기 때문에 높은 매출을 기대할수 있었고, 당시 입주민들의 생활수준도 높은 편이라 편의점에 대한 거부감도 다른 지역보다 적었다.

 첫 편의점은 115㎡(약 34평) 매장규모에 2000여종의 상품을 진열했다. 매장에는 점장과 부점장을 포함해 약 11명의 직원이 교대로 24시간 근무했다. 이 편의점은 당시로서는 놀라운 규모인 일 매출 400여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야간시간에는 잠실, 송파 뿐만 아니라 성남, 구리에서까지 자동차를 타고 편의점을 찾아오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전 세븐일레븐 1호점 손윤선 점장은 "1호점이 있던 올림픽 선수촌아파트에는 정치인이나 연예인이 많이 살았다"며 "그 사람들이 조찬모임을 갖거나 커피를 마시러 많이 찾았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24시간 문여는 슈퍼마켓? 첫 편의점의 충격
 
  최초 편의점은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슈퍼마켓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소비자들은 난생 처음 보는 편의점을 매우 생소하게 생각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편의점이 우리나라에 들어온지 30년이 된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대한민국 최초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올림픽점에 고객들이 물건을 사서 나오고 있다. 2018.05.02. park7691@newsis.com
첫 편의점이 등장했을 때 24시간 운영은 매우 파격적이었다. 당시 24시간 문을 열고 영업을 하는 소매점이 거의 전무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 편의점은 매우 혁신적이고 고급적인 공간으로 각인됐다. 도입 초기만해도 먼 곳의 사람들이 일부러 구경을 올 만큼 지역의 랜드마크로 꼽혔다.

 24년 동안 편의점을 운영한 CU광장점 손학복 점주는 "처음 편의점을 오픈했을 때 사람들은 24시간 운영하는 슈퍼마켓 정도로만 생각했었다"며 "심지어 자정이 넘으면 상품 가격에 할증이 붙는 게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때는 편의점 도입 초기로 주로 미국, 일본에서 수입된 먹을거리 기계를 활용한 간편식이 인기를 끌었다

 당시 최고의 인기상품은 컵라면과 슬러쉬였다. 특히 24시간 뜨거운 물이 준비되어 있어, 컵라면을 간편히 먹을 수 있는 것에 대해 소비자들은 매우 만족했다. 이후 늦은 저녁까지 친구, 직장동료들과 술을 마시다가, 새벽에 편의점에 들려 컵라면을 먹는 풍경이 일상화되기 시작했다.

 또 늦은 밤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돌아오는 학생들을 마중 나온 학부모들이 편의점으로 삼삼오오 모여 들기도 했다. 역시 24시간 불을 켜 둔 곳은 편의점이 유일했기 때문에 어두운 밤을 밝혀주는 사랑방 역할을 한 셈이다.

 이후 편의점의 갯수가 1000개를 돌파하는데 4년이 걸렸고, 편의점의 기능도 늘어갔다. 1997년 공공요금 수납 대행서비스가 생겼고, 버스카드 충전도 할 수 있었다. 1999년에는 현금을 곧바로 인출할수 있는 ATM서비스가 편의점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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