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두 정상 북쪽 간 건 예정에 없던 일"
金, 방명록에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
남북 정상회담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파격 행보를 보이며 회담을 이끌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청와대를 출발해 판문점으로 향했다.
이동 중 환호하는 시민들을 보고 차량에서 내리기도 했던 문 대통령은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전하며 성공적인 회담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난지 약 68분 뒤인 오전 9시8분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 도착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합참의장 등 공식 수행원과 인사를 나눈 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MDL)에서 김 위원장을 기다렸다.
9시28분께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은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을 비롯한 공식 수행원, 경호원 등 총 20여명과 판문각 계단을 걸어 내려왔다.
차분한 표정으로 나타난 김 위원장은 군사분계선 인근에 서 있는 문 대통령을 보자 활짝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양 정상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약 24초간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갑작스레 문 대통령에게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 땅을 밟을 것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이 즉시 응하지 않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직접 북쪽으로 이끌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오른발을 뻗어 군사분계선을 넘어갔고 약 10초 후 김 위원장과 다시 남쪽으로 돌아왔다. 남북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오가는 극적인 장면이 연출되자 이를 지켜보던 취재진들 사이에선 탄성이 터져 나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 상황에 대해 "오늘 두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간 것은 예정에 없던 일"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측 지역에서 화동의 환영을 받으며 기념촬영을 한 뒤 판문점 남측 지역의 자유의 집 앞에서 남측 국군 전통의장대를 사열한 후 공식 행사장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두 정상은 9시42분께 정상회담 장소인 평화의 집에 도착했고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라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평화의 집 1층 로비로 김 위원장을 안내해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 그림을 함께 지켜봤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그림은 서울 북쪽의 거대한 암산, 북한산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역사상 처음으로 남한 땅을 밟는 북측 최고 지도자를 서울 명산으로 초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이게 북한산이다. 서울의 북쪽에 있는 산 이름이 북한이기도 하다"고 그림의 의미를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0시15분부터 오전 정상회담을 진행 중이다.
lkh201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