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중동 지정학적 불안으로 원자재값 급등 전망"

기사등록 2018/04/13 18:52:38

중동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알루미늄 가격, 1987년 이래 가장 왕성한 랠리

트럼프, 이란 핵협정 파기 가능성도 변수

【다마스쿠스=AP/뉴시스】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응징으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12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새 날이 밝고 있다. 2018.04.13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최근 시리아와 예멘, 이란 등을 둘러싼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과 시리아 내전과 관련한 미국·러시아 간 갈등이 원유와 알루미늄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을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지금 원자재에 투자할 경우 향후 1년 이내에 1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블룸버그통신의 1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전날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지구촌 각지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해 원자재 공급망의 혼란과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면서 원자재 투자에 대한 비중확대를 권고했다.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교차 자산 상호관계(cross-asset correlations)의 저하와 인플레이션 위험, 포지티브 캐리(투자를 위한 차입 비용이 투자수익률보다 낮은 상황), 중동 원유 공급의 파행 가능성 등으로 인해 원자재 보유 전략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제프리 쿠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리서치 글로벌 본부장 등이 작성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 원자재에 투자할 경우 향후 1년 이내에 1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22개 원자재 가격의 추이를 모니터하고 있는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는 이번 주 들어서만 2.5% 올랐다. 지난 두 달 새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원자재 가격을 모니터하는 또 다른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골드만삭스 상품지수(GSCI)는 금주 5% 급등했다.

 ◇ 국제유가 70달러선 돌파

 이번 주 원자재 지수 상승은 국제유가가 주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 미사일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선언을 한 이후 국제유가는 2014년 12월 이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날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전날 종가 대비 1.4%(0.96달러) 오른 배럴당 72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 때 배럴당 73.09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 2014년 11월 28일 배럴당 73.41달러를 기록한 이래 가장 높은 가격이다.

 같은 날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8%(1.19달러) 오른 배럴당 66.70달러에 거래됐다.  WTI는 이날 장중 한 때 지난 2014년 12월 4일 배럴당 68.22달러를 기록한 이래 최고치인 67.45까지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은 국제유가는 지난해 7월 이래 가장 가파른 주간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 알루미늄 가격, 1987년 이래 가장 왕성한 랠리

  알루미늄 가격도 원자재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알루미늄 가격은 1987년 이래 가장 왕성한 랠리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이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 추가 경제제재를 발표하면서 알루미늄의 수급에 불안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 러시아 추가 경제제재 대상에는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루살과 루살 회장인 올렉 데리파스카 회장도 포함됐다.

 앞서 6일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 7명과 이들이 소유한 12개 기업, 정부 관료 17명, 러시아 국영 무기거래 기업과 은행 각 1개 등 총 38개를 상대로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루살은 세계 알루미늄 공급량의 6%를 차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루살이 미국의 대 러시아 추가 제재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알루미늄 가격은 오는 6월 초까지는 비싸고 변동성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때까지 시장은 제재의 영향아래 놓여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알루미늄의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금주 들어 12% 오른 톤당 2296.50달러에 거래됐다. 알루미늄 가격은 12일 기준으로 지난 6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엔본부=AP/뉴시스】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왼쪽)가 12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사차 로렌티 볼리비아 대사와 함께 기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네벤자 대사는 미국이 시리아를 공격하면 미국과 러시아 간에 전쟁이 발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8.4.13
◇ 중동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시리아와 예멘, 이란 등을 둘러싼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은 국제유가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응징하기 위해 미사일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선언을 한 이후 국제유가가 2014년 12월 이래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중동의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대립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를 종식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사우디와 이란이 예멘 내전을 통해 사실상 대리전을 치르는 등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유가의 적정선을 놓고도 양국이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아파인 이란과 수니파 사우디의 관계는 최근 수년 간 예멘 내전을 배경으로 악화일로를 치달아 왔다. 사우디는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예멘 정부를 지원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후티 반군을 돕고 있다. 예멘 내전이 사우디와 이란 간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이다.

 ◇ 트럼프, 이란 핵협정 파기 가능성도 변수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 가능성도 국제유가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변수로 등장한 지 오래다. JCPOA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지난 2015년 7월 14일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독일 등 6개국이 이란과 체결한 협정이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 중단을 대가로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푸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JCPOA 타결 이후 제정된 코커-카딘(Corker-Cardin)법에 따라 이란의 핵합의 준수 여부를 90일마다 의회에 통보해야 한다. 또한 120일마다 JCPOA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미국이 JCPOA 파기 여부를 결정하는 다음 시한은 오는 5월 12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JCPOA를  “미국 역사상 최악의 거래이자 가장 한쪽으로 치우친 거래였다”라고 비난해 왔다.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최근 대 이란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와 존 볼턴을 각각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지명한 점을 지적하면서 대 이란 경제 제재의 재개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sangjoo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