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 옵션 동원해서라도 국경법안 통과시켜야"

기사등록 2018/04/02 22:51:30
【샌디에이고=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를 방문해 국경장벽 모델들을 살펴보면서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2018.3. 14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일 아침(현지시간) 전날에 이어 트윗으로 민주당 때문에 이민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서 "필요하면 핵 옵션"을 사용해서라도 새 국경 법안을 통과시키라고 열을 냈다.
 
A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은 장벽을 건설해야만 하는데도 "민주당원들이 '무 국경'을 원해 지금의 마약과 범죄의 험한 꼴이 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모 따라 불법 이민 온 청소년 '드리머'를 도와주는 정치 협상이 "민주당원들이 관심도 없고 행동도 하지 않은 탓에 완전히 죽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전에도 '핵 옵션' 사용을 공화당 상원에 요구했다. 야당 민주당의 합법적 의사일정 방해인 필리버스터를 불가능하게 하려면 60표 찬성이 필요하나 공화당은 51석에 지나지 않는다. 핵 옵션은 필리버스터 금지를 51표 찬성으로 한다는 '극약' 처방이다. 

이에 대해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이 다시 소수당이 되면 필리버스터를 사용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 옵션 사용을 거절했다. 단 한 번 고서치 대법관 인준 때 사용했을 따름이다. 

트럼프의 이날 '핵 옵션' 트윗은 부활절인 전날 플로리다 별장에서 날린 "더 이상 '다카'는 없다" 트윗에 이은 이민 문제를 구실로 한 대 민주당 성토다. 다카(DACA)는 청소년불체자('드리머') 추방유예 조치로 오바마 대통령이 2012년 내린 행정명령이나 트럼프는 지난해 9월에 6개월 뒤인 올 3월5일 부로 중단시킨다고 발표했다.

이민자에 우호적인 민주당이 80만 드리머들을 위해 추방유예 갱신 및 합법 신분화 법안과 트럼프 자신의 공약이자 소원인 멕시코 장벽 건설 예산을 맞바꿀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트럼프의 장벽은 최소한 280억 달러가 소요된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상하원을 통과하고 트럼프가 서명한 1조3000억 달러의 2018 회계년도 재량성 예산에는 장벽 건설 예산은 16억 달러만 계상되어 있다. 그것도 장벽 신축이 아니라 기존 것을 보수하는 비용이며 이담에 장벽을 신축하더라도 의회가 허락하는 형태여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당시 트럼프는 하원에서 256 대 167, 상원에서 65 대 32로 통과된 예산안을 연방 정부가 셧다운되더라도 비토하겠다는 뜻을 예산안 시한 몇 시간 전에 비쳤다. 의회는 물론 전 정부에 비상이 걸렸으나 결국 트럼프는 서명했다.

비토 엄포는 멕시코 장벽 예산에 대한 불만에서 나온 것이다. 수그러졌던 트럼프의 불만이 열흘도 안 지난 1일과 2일의 연이은 이민 트윗으로 디시 폭발된 데는 1일 새벽에 '폭스 앤 프렌즈' 프로가 선동적으로 보도한 중남미 이민 시도자들의 멕시코 장벽 도달에 관한 이야기 때문인 것으로 사람들은 짐작하고 있다.

한편 드리머 신분 합법화와 멕시코 장벽 예산을 트럼프 입맛에 맞게 연계시키는 법안이 공화당에 의해 올려져, 트럼프 요구대로 '핵 옵션' 방식으로 표결에 부쳐진다해도, 찬성은 32표 정도일 것으로 CNN은 보았다. 물론 전원 공화당 것이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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