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홍지은 기자 = 자유한국당은 2일 개헌 논의의 쟁점으로 떠오른 권력 구조와 관련해 대통령 권한을 분산시키고 국회 선출 총리의 권한을 강화한 '분권형 대통령 책임 총리제' 개헌안을 확정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사전에 완성해 둔 자체 개헌안을 의원총회에 보고한 후 토론 과정을 거친 뒤 이같은 사항을 확정했다.
한국당의 개헌안은 대통령이 외교 등 대외적 역할을 하고 내치는 총리가 담당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총리는 국회에서 선출하며 국무위원 제청 권한을 가진다. 대신 대통령은 통일·국방·외교 업무를 소관하고 나머지 행정권은 총리가 총괄한다.
아울러 총리에 의해 제청된 국무위원은 국회 동의를 통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권한 중 인사권·사면권·발의권 등도 대폭 축소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왕적 대통령제의 부작용 중 하나가 사정기관, 권력기관 장악인 만큼 5대 기관인 검찰, 경찰, 국세청, 국정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대통령 인사권을 축소시킬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법은 각 기관의 인사추천위원회를 통해 국회가 동의 절차를 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통령 사면권 역시 일반 사면과 특별 사면의 경우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된 사면심사위원회를 거친 후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또 대통령 권한 중 하나인 헌법개정 발의권도 삭제했다. 김 원내대표는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것"이라며 "관제 개헌안 발의를 막기 위함이자 삼권 분립 체계와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선거연령도 학년제와 연계해 만 18세 이상으로 낮추기로 확정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학년제와 연계할 경우 학교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부터 우선돼야 한다는 전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방 분권과 관련해 "대통령 안은 지방분권 이름으로 사실상의 연방제를 도모하는 것이므로 단일 국가인 헌법 체계와 맞지 않다"면서도 "한국당은 지방정부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러나 지방 분권 강화를 위한 방향은 다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지방 재정 격차가 큰 상황에서 지방 분권 강화는 통일성과 통합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허용할 것"이라고 한정했다.
그는 "재정 건전성 조항을 재정 준칙으로 헌법에 명시할 것"이라며 "재정을 독립된 장으로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포퓰리즘으로 미래세대에 조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김 원내대표는 수도 조항의 경우 "수도가 서울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명시하나 법률로 수도 기능 중 일부를 다른 도시로 이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기본권과 관련해 "대통령안에는 법률 아닌 헌법에 불필요한 내용을 과도하게 넣는 것으로 국가 의무를 늘리고 있다"면서 "특정 이익집단의 요구를 모두 반영하려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상이자 미래세대를 고려하지 않는 포퓰리즘으로 생명권, 건강권, 재산권에 대해 기본권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에 세부 안을 담아 이번 주 내로 자체 개헌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김 원내대표는 아울러 현재 난항을 겪고 있는 원내 교섭 단체 간 개헌 협상과 관련 "민주당은 계속 자체 개헌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협상 장소에 대통령 개헌안을 가지고 협상하자고 하고 있다"면서 "국민과 국회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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