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수온 상승 시기 3~5월 확산…6월 중순 '자연 소멸'
어민들 "패류독소 확산 시기, 매일 분석·검사 통보해야"
과수원 한 곳서 전국 96개 해역 검사…전문 연구사 1명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기준치(0.8㎎/㎏ 이하)를 초과한 마비성 '패류독소' 발생 해역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패류독소는 바다 수온이 오르는 봄철(3~5월) 남해안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최근 수온 상승이 예년보다 한 달 가까이 빨라지면서 남해안을 중심으로 발생한 패류독소가 동·서해안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특히 홍합을 비롯해 굴, 미더덕, 바지락 등으로 품종도 점차 늘어나는 양상이다.
국내에서 매년 발생하는 마비성 패류독소는 냉동·가열해도 파괴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패류채취 금지해역에서 임의로 패류를 채취해 섭취하면 위험하다.
2일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부산과 경남 거제 연안의 자연사 담치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마비성 패류독소가 처음으로 검출됐다. 이후 지난 28일에는 전남 여수 해안에서 비프리오패혈증균이 발견됐다. 지난 29일에는 패류독소 발생 해역이 1곳 추가돼 경남과 부산, 전남 등 모두 29곳 해역에서 패류채취가 금지됐다.
현재 패류채취 금지 해역은 ▲부산광역시 사하구 감천 ▲거제시 사등리∼하청리~장목리~대곡리 연안 및 능포 연안 ▲창원시 진해구 명동∼마산합포구 구복리∼송도에 이르는 연안 ▲고성군 외산리~내산리~당동에 이르는 연안 ▲통영시 산양읍 오비도 및 지도, 원문, 수도 연안, 사량도(상도)∼진촌∼수우도 연안 ▲남해군 장포∼미조에 이르는 연안 ▲전남 여수시 돌산 평사리∼죽포리 연안 등이다.
패류독소는 조개류에 축적돼 식중독을 일으키는 일종의 독이다. 유독성 플랑크톤을 조개가 먹은 뒤 체내하고 축적하고, 이를 사람이 섭취하게 되면 식중독과 일으킨다. 패류독소는 ▲마비성 ▲설사성 ▲기억상실성 ▲신경성 등 4가지다. 국내 해역에서 검출되는 패류독소는 마비성이 대부분이다.
주로 수온이 15~17℃로 상승하는 매년 3월 남해안을 중심으로 발생한다. 이후 점차 동·서해안으로 확산된다. 이후 수온이 18~20℃이상 상상하는 6월 중순부터 자연 소멸된다.
자연 소멸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어민들은 패류독소 특성상 언제 어떻게 확산될지 몰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경남 남해안의 멍게 양식어민은 "뉴스를 볼 때마다 혹시 양식장 인근 바다로 패류독소가 번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패류 생산에 차질이 빚을까 하루하루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해산물을 판매하는 상인들도 울상이다.노량진수산시장 한 상인은 "패류독소 때문에 조개류 장사는 접어야할 판"이라며 "(패류독소)발생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 조개류를 갖다놨는데도 잘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불안하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주부 김정미(36·여)씨는 "평소 해산물을 많이 먹지만, 패류독소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부터 해산물을 구입할 때 망설이게 된다"며 "혹시 잘못 먹고 탈이 날까 싶어 주부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손이 안 간다"고 전했다.
수과원은 수온 상승으로 패류독소의 확산이 우려되는 만큼 감시를 강화한다고 했지만, 패류독소 검출 해역에 대해 주 2회 검사하고, 나머지 해역은 주 1회 검사한다. 또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부산을 비롯해 경남, 전남, 충남 일대 96개 해역 패류독소 검사를 수과원에서만 할 수 있고, 수과원 내 패류독소 전문 연구사가 단 1명에 불과해 수산물 안전 관리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경남에서 양식장을 운영 중인 한 어민은 "패류독소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3월부터 6월까지는 전문 검사 인력을 집중적으로 늘려 매일 매일 검사해서 그 결과를 통보해줘야 어민들 손해를 줄이고, 소비자들도 안심하고 해산물을 섭취할 수 있다"며 "패류를 출하한 뒤 회수하게 되면 어민들이 그 손해를 감당하기 벅차다"고 토로했다.
패류독소에 감염된 홍합 등 수산물 유통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검사 권한을 지자체에 넘기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패류독소 검사 기능을 자체적으로 갖춘 지차제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현재 지자체에서 패류독소를 검사할 장비나 인력 등 여건을 갖춘 곳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패류독소에 가장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고, 지차체에서 자체 검사가 가능한 여건이 되면 검사 권한을 넘기는 것도 하나의 대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패류독소 확산 속도가 너무 빨라 관계 기관과 양식 어민들에게 채취 금지 구역과 정확한 원산지 표시를 하도록 적극 나서고 있다"며 "자연산 조개류를 임의로 채취해 섭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sky0322@newsis.com